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자료사진이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자료사진이다.
사진: Cjb8293 · Republic of Korea capitol.jpg · CC BY-SA 4.0

핵심

  • 무슨 일인가 헌법재판소와 법원은 북한과 연계된 조직을 다룬 사건을 여러 차례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는 2014년 통합진보당을 해산했다. 대법원은 이듬해 이석기 전 의원에게 징역 9년을 확정하면서 내란음모는 무죄로 봤다. 2025년에는 충북동지회 사건과 민주노총 전 간부 사건이 확정됐다.
  • 왜 중요한가 '종북 반국가 세력'이라는 말은 2024년 12월 비상계엄 담화에도 나왔다. 그런 조직이 실제로 어디까지 확인됐는지는 판결에 적혀 있다. 법원은 사건마다 인정한 것과 인정하지 않은 것을 갈랐다.
  • NEXT의 시각 NEXT는 북한과 연계된 조직은 법정에서 다룰 일이라고 본다.
  • 앞으로 볼 것 한국경제의 9월 8일 보도 기준으로 창원 사건은 기소 3년이 넘도록 1심 선고가 나오지 않았다.

2015년 1월 대법원은 이석기 전 의원에게 징역 9년을 확정했다. 한 판결 안에 유죄와 무죄가 함께 있었다.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은 유죄였다. 내란음모는 무죄였다. 대법원은 지하혁명조직 'RO'의 존재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정치에서는 운동권과 '종북 세력'을 겨눈 말이 나왔다. 2023년 12월 정당 지도부의 연설에는 '운동권 특권세력'이라는 말이 있었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 담화에는 '종북 반국가 세력'이라는 말이 있었다. 종북은 북한을 따른다는 뜻으로 쓰는 말이다.

이 글은 헌법재판소와 법원이 그런 조직을 어디까지 인정했는지를 사건별로 본다. 판결마다 인정한 것과 인정하지 않은 것이 함께 있다.

'운동권 특권세력'은 연설에, '종북 반국가 세력'은 담화에 나온 말이다

두 말은 나온 자리가 다르다. 하나는 정당 지도부의 연설이고 다른 하나는 대통령의 담화다.

먼저 연설이다. 2023년 12월 26일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연설을 했다. MBC 뉴스데스크가 전한 그의 말은 이렇다.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운동권 특권세력과 개딸 전체주의 세력과 결탁해서 자기가 살기 위해서 나라 망치는 것 막아야 합니다." 운동권은 학생운동에 몸담았던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다. 이데일리는 2024년 4월 11일 기사 제목에서 이를 '운동권 청산'이라고 불렀다.

2024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위성정당은 175석, 국민의힘과 위성정당은 108석을 얻었다. 위성정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얻으려고 따로 만든 정당이다. 참여와혁신에 따르면 진보당은 3석을 얻었다(2석은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다음은 담화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은 2023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반국가세력'을 말했다. 서울신문이 전한 경축사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2024년 12월 3일 밤 그는 비상계엄 선포를 알리는 담화를 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담화는 선포 이유를 이렇게 들었다.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RFA 보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2025년 4월 4일 재판관 8명 전원 일치로 그를 파면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올해 2월 19일 1심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MBC의 1심 보도와 항소심 보도에 나오는 내용이다.

'주사파'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1994년에도 있었다

'주사파'라는 말을 둘러싼 논란을 다룬 연구가 있다. 박태균 서울대 교수의 논문은 2014년에 나온 연구다. 논문은 1994년의 두 일을 계기로 꼽았다. 김일성 조문 파동과 박홍 당시 서강대 총장의 '주사파' 발언이다. 주사파는 북한의 통치 이념인 주체사상을 받아들인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다.

논문은 이를 계기로 한국적 매카시즘이 20년 넘게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매카시즘은 상대를 공산주의자로 몰아 공격하는 정치를 가리킨다. 이 논문이 다룬 것은 2014년까지다. 위의 연설과 담화는 그 뒤의 일이다.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 주도세력이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한다고 판단했다

진보정당 안에서도 북한을 대하는 태도는 다툼거리였다. 민주노동당 안에서는 민족해방(NL) 계열이 다수가 되며 노선 갈등이 커졌다. NL은 민족 통일을 첫 과제로 삼은 운동권의 한 갈래다. 한국일보 정리에 따르면 2008년에는 다른 계열이 '종북' 문제를 들어 탈당했다. 계급 문제를 앞에 둔 민중민주(PD) 계열이다. 이들은 진보신당을 만들었다.

통합진보당은 2011년 출범한 진보정당이다. 헌법재판소는 2014년 12월 19일 재판관 8대 1 의견으로 이 당을 해산했다. 한국일보가 실은 결정문 요약본에 판단이 나온다.

헌법재판소가 인정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당을 이끈 '주도세력'의 목표다. 헌법재판소는 경기동부연합 등 주도세력이 최종적으로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한다고 판단했다. 다른 하나는 위험성이다.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구체적 위험성이 있다고 봤다.

재판관 한 명은 해산에 반대했다. 이 결정은 정당을 해산할지를 따진 것이고 개인의 형사 책임을 따진 재판은 아니다.

대법원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선동을 유죄로, 내란음모를 무죄로 판단했다

형사 재판의 판단은 이듬해 1월 나왔다. 대법원의 이석기 전 의원 사건 판결이다. 대법원 판례속보와 서울신문에 내용이 나온다.

대법원이 인정한 것은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이다. 내란선동은 내란을 일으키도록 남을 부추기는 죄다. 대법원은 두 혐의를 유죄로 봐 징역 9년을 확정했다.

대법원이 인정하지 않은 것은 두 가지다. 내란음모는 무죄로 판단했다. 내란음모는 여럿이 내란을 함께 꾀하는 죄다. 지하혁명조직 'RO'의 존재도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2025년 확정된 두 사건에서도 인정한 것과 인정하지 않은 것이 갈렸다

청주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사건은 2025년 3월 확정됐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법원이 인정한 것은 피고인들의 유죄다. 징역 2~5년이 확정됐다. 인정하지 않은 것은 범죄단체다. 법원은 이 조직이 범죄단체라고 할 만한 규모나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고 봤다.

민주노총 전 간부 간첩 사건은 2025년 9월 확정됐다. 한국경제와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전 조직쟁의국장은 징역 9년 6개월이 확정됐다. 함께 기소된 3명 가운데 1명은 징역 3년이 확정됐다. 나머지 2명은 무죄가 확정됐다.

판단이 나오지 않은 사건도 있다. 한국경제의 9월 8일 보도 기준으로 창원 사건은 기소 3년이 넘도록 1심 선고가 나오지 않았다.

NEXT의 시각

NEXT는 위의 판단들을 모아 두 가지를 함께 본다. 북한과 연계된 조직은 실재했다. 그리고 2010년대 이후 형사 판결에서 법원은 사회를 움직일 만한 대규모 조직을 인정하지 않았다.

앞의 것을 받치는 판단은 이렇다. 헌법재판소는 통합진보당 주도세력의 목표와 위험성을 인정했다. 대법원과 법원은 세 형사 사건에서 징역형을 확정했다.

뒤의 것을 받치는 판단은 이렇다. 대법원은 RO의 존재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법원은 충북동지회가 범죄단체의 규모와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고 봤다. 민주노총 사건에서는 기소된 4명 가운데 2명이 무죄였다.

그래서 NEXT는 북한과 연계된 조직은 법정에서 다룰 일이라고 본다. 법정에서는 혐의마다 유죄와 무죄가 갈렸고 조직의 크기도 사건마다 따로 판단됐다.

이 판단에도 한계가 있다. 여기서 본 것은 확정된 사건 넷이다. 창원 사건은 1심 선고가 나오지 않았다.

이 글은 10월 1일 실은 「이념은 떠나고 권력은 남았다」를 주제별로 둘로 나눈 것이다. 10월 10일까지의 경과를 반영했다. 운동권 출신의 정치 진입과 세대 논쟁은 통일은 내려놓았고 운동권 출신은 국회에 남았다에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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