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를 걷는 사람들. 2022년 8월 촬영.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를 걷는 사람들. 2022년 8월 촬영.
사진: U0894629 · Street hongdae Seoul.jpg · CC BY-SA 4.0

2026년 9월 28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올해 통일의식조사 결과를 내놨다.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39.0%로 조사 이래 두 번째로 낮았다. 분단이 지금대로 이어져도 좋다는 '현재대로가 좋다' 응답은 31.5%로 역대 가장 높았다.[1][2] 남북을 사실상 별개의 국가로 본다는 응답은 10명 중 8명이 넘었다.[3]

이 조사가 처음 나온 2007년에는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63.8%, '현재대로가 좋다'는 11.8%였다.[2] 등락은 있었지만 20년이 채 안 되는 사이 통일을 원하는 사람의 비율은 3분의 2에서 5분의 2로 내려왔다. 평양이 먼저 민족을 버렸다면, 남쪽에서 통일을 내려놓은 것은 세대였다.

흔히 이 변화를 두고 민족 좌파의 세계관을 가진 중장년과 그것을 거부하는 청년이라는 구도로 설명한다. 반미, 친북, 산업화 세력에 대한 경시, 이승만보다 김구를 앞세우는 역사관이 한 묶음으로 중장년에게 있고, 청년은 이를 통째로 거부한다는 것이다. 여론 자료를 쟁점별로 떼어 보면 그림은 더 복잡하다. 세대가 갈라진 쟁점이 있고, 갈라지지 않은 쟁점이 있다.

◇통일은 '필요 없는 것'이 됐다

가장 뚜렷하게 갈라진 것은 통일이다.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2024년 36.9%로 조사 이래 가장 낮았다.[4] 그해 20대에서는 필요하다는 응답이 22.4%, 필요 없다는 응답이 47.4%였다.[5] 2025년 조사에서 20대의 '통일 불필요' 응답은 50.7%로 처음 절반을 넘었다. 같은 해 50대의 통일 필요 응답은 45.2%, 60~74세는 55.9%였다.[6][7] 올해는 20대의 불필요 응답이 44.8%로 줄고 필요 응답이 25.2%로 조금 올랐지만,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한 20대는 여전히 4명 중 1명 정도다.[1]

10대도 같은 방향이다. 통일부와 교육부의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에서 초·중·고 학생의 통일 필요 응답은 2018년 63.0%였다.[8] 2023년에는 49.8%로 조사 이래 처음 절반 아래로 내려갔고, 2025년 조사에서는 49.7%였다. 2025년 조사에서 북한을 경계나 적대의 대상으로 본다는 응답은 56.8%로 협력이나 도움의 대상이라는 응답(39.4%)보다 많았다.[9][10] 다만 이 조사는 해마다 보기가 조금씩 바뀌어 긴 기간의 수치를 그대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북한과 중국을 보는 눈이 갈라졌다

통일 다음으로 세대 차이가 큰 것은 북한과 중국에 대한 감정이다. 한국리서치 등 4개사가 함께 하는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올해 7월 북한에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50대 21%, 18~29세 8%였다.[11] NEXT가 확인한 2020년 이후 NBS 조사에서 50대는 대체로 북한 호감이 가장 높은 연령대였다.[11][12][13][14]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도 2024년 조사를 분석하며 '586' 민주화세대의 대북 긍정 인식이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15]

그렇다고 중장년의 친북 정서가 여론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 50대에서도 북한에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응답이 4분의 3에 이른다.[11] 같은 연구원은 북한의 두 국가 선언 이후 세대와 이념에 따른 대북 인식의 차이가 오히려 좁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15]

중국에 대한 감정은 세대 차이가 더 크다. 한국갤럽이 올해 1월 조사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호감은 18~29세 2%, 50대 31%였다.[16]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한국인의 중국 호감도는 2025년 19%로 떨어졌고, 스스로 진보라고 답한 층에서도 28%에 그쳤다.[17] 다른 나라에서는 대체로 나이 든 층이 중국에 더 비판적인데, 한국은 청년층이 반중 정서의 중심이다.[18]

미국은 사정이 다르다.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한국인의 미국 호감은 2002년 효순·미선 사건 이듬해인 2003년 46%로 떨어졌다가 2015년 84%까지 올랐다.[19] 올해 NBS 조사에서 미국에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18~29세 71%, 40대 46%, 50대 45%였다.[11] 1년 전 조사에서는 18~29세 61%, 50대 57%로 차이가 4%포인트였다.[12] 2020년과 2024년에도 15%포인트 안팎의 격차가 있었지만, 올해 26%포인트는 NEXT가 확인한 조사 가운데 가장 크다.[13][14] 올해 1월 한국갤럽 조사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호감은 50대 13%, 18~29세 28%였다.[16] 동맹에 대한 태도에서는 세대 차이가 거의 없다. 서울대 2025년 조사에서 통일을 위해 주한미군 철수가 시급하다는 응답은 모든 연령대에서 18~22%에 머물렀다.[7] 전체 여론으로는 퓨리서치센터 올해 조사에서 한국인의 미국 호감이 45%, 비호감이 55%로 20여 년 만에 처음 비호감이 과반이 됐다.[20] 중장년의 대미 호감 하락이 오래된 반미 세계관 때문인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같은 최근 정세에 대한 반응인지는 올해 한 번의 조사만으로는 가릴 수 없다.

◇통념과 다른 것: 산업화, 건국, 역사 문제

중장년이 산업화 세력을 낮게 본다는 통념은 자료와 맞지 않는다. 한국갤럽의 2025년 11월 조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잘한 일이 많다'는 평가는 70대 이상에서 90%로 가장 높았고 나이가 어릴수록 낮아졌지만, 50대(59%)가 18~29세(45%)보다 14%포인트 높았다.[21] 20대의 박정희 긍정률은 2012년 46%에서 13년 동안 거의 그대로였다. 같은 기간 20대에서 크게 떨어진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2015년 70%→2025년 52%)과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긍정(61%→41%)이었다.[21][22] 청년층의 변화는 산업화에 대한 재평가라기보다 민주화 세력 인물에 대한 애착이 옅어진 것에 가깝다.

건국을 둘러싼 인식도 세대로 깔끔하게 나뉘지 않는다. 같은 조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이 '잘한 일이 많다'는 응답은 70대 이상이 45%로 가장 높았고, 40대가 19%로 가장 낮았다. 20대 27%와 50대 23%는 비슷했고, 20대는 '모르겠다'는 응답도 36%에 이르렀다.[21] 2024년 이승만 재평가를 내건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의 CGV 예매자 연령 분포를 전한 보도에서 가장 많은 층은 50대(45.4%)였고 20대는 8.0%였다.[23] 김구를 연령별로 평가한 공개 조사는 NEXT가 찾지 못했다.

일본과의 역사 문제에서 가장 강경한 쪽은 30·40대다. 2023년 한국갤럽 조사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한국 기업이 대신하는 '제3자 변제' 방안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40대 78%, 30대 75%였고 20대와 50대는 각각 59%, 60대는 41%였다. 일본이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0~40대에서 88~94%였다.[24]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호감은 청년층에서 크게 올랐다. 올해 NBS 조사에서 18~29세의 일본 호감은 70%로 40대(44%)보다 훨씬 높았다.[11]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직후 12%까지 떨어졌던 한국갤럽의 일본 호감은 2025년 38%로 올라, 역대 최고였던 2011년 동일본대지진 직후의 41%에 가까워졌다.[25][26] 호감은 커졌지만 역사 문제에 대한 요구는 그대로 남은 것이다.

2019년 이영훈 등이 낸 『반일 종족주의』는 한국의 반일 정서를 '종족주의'라고 규정해 큰 논쟁을 불렀다. 당시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였던 이철우 교수는 이 책을 두고 "엄밀성이 결여된 책"이라고 비판했다.[27] NEXT는 이 표현을 분석 개념으로 쓰지 않는다. 여론 자료가 보여 주는 반일은 한 진영의 이념이라기보다, 정세에 따라 오르내리는 감정과 세대를 가리지 않는 역사 문제의 요구가 겹친 것이다.

◇청년은 한 덩어리가 아니다

'청년의 거부'라는 표현에도 단서가 붙는다. 한국갤럽의 2025년 11월 조사에서 18~29세 남성은 스스로 보수라는 응답이 39%, 진보라는 응답이 17%였다. 같은 연령의 여성은 보수 20%, 진보 27%였다.[21] 2025년 대선 지상파 출구조사에서 20대 여성의 58.1%는 이재명 후보를 찍었다.[28] 2019년 시사IN과 한국리서치의 조사에서 20대 남성은 시장 개방이나 복지 같은 일반적인 정치 태도에서는 뚜렷한 보수화 흔적이 없었고, 일관된 차이는 젠더 문제에서 나타났다.[29]

반대로 가장 진보적인 연령대는 흔히 떠올리는 60대가 아니라 40대다. 같은 갤럽 조사에서 40대는 진보 35%, 보수 20%였고 60대는 보수가 31%로 진보(26%)보다 많았다.[21]

◇NEXT의 판단: 퇴장하는 것은 '북한을 민족으로 보는 감각'이다

NEXT는 세대 자료가 보여 주는 퇴장의 핵심을 북한을 같은 민족으로 보는 감각의 약화로 본다. 통일 필요성, 북한에 대한 호감, 중국에 대한 거리감에서는 세대 차이가 뚜렷하고, 통일교육을 받는 10대까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2025년 조사에서 통일이 필요한 가장 큰 이유로 '같은 민족이니까'를 꼽은 응답은 50대 36.9%, 19~29세 23.9%였다.[7] 반면 산업화와 건국에 대한 평가, 일본과의 역사 문제는 '중장년 대 청년'의 구도로 갈리지 않는다. 박정희를 가장 낮게 보는 것은 20대이고, 이승만을 가장 낮게 보는 것과 강제동원 해법에 가장 강하게 반대하는 것은 40대다. 민족 좌파의 세계관을 한 묶음으로 보고 중장년은 지키고 청년은 거부한다는 구도는 절반만 맞다.

흩어진 민족 감정은 '국가'를 단위로 다시 모이고 있다. 일본을 향한 역사 문제의 요구, 중국에 대한 경계, 핵무장 찬성 61.1%로 나타난 안보 계산, 그리고 평화공존을 앞세우는 현실론이다.[1] 올해 조사에서 대북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평화공존을 꼽은 응답은 61.6%였다.[3] 어느 것도 민족공조나 반미 자주라는 민족 좌파의 언어로는 묶이지 않는다.

이 판단에도 한계가 있다. 변곡점은 한 번이 아니었다. 청년층의 반중 정서는 2016~17년 사드 갈등에서 시작해 미세먼지, 홍콩 시위, 코로나를 거치며 굳어졌고,[18] 북한·통일 인식의 변화는 2023~24년 북한의 두 국가 선언 이후에 빨라졌다. 올해 벌어진 미국 호감의 세대 격차는 정세에 따라 다시 좁혀질 수 있다. 마지막 편에서는 이 변화 앞에서 민족 좌파의 뿌리를 가진 세대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짚는다.

출처

[1] 한국일보, '통일 필요하다'는 국민 5명 중 겨우 2명, 2026.9.28. ↩

[2] 이데일리, "통일 필요" 63.8%→39%, 2026.9.28. ↩

[3] 교수신문, 2026 통일의식조사 보도, 2026.9.28. ↩

[4] 서울대학교, 2024 통일의식조사 보도자료, 2024. ↩

[5] 국민일보, 2024 통일의식조사 보도, 2024. ↩

[6] 서울신문, 20대 중 절반은 '통일 필요하지 않다', 2025.9.30. ↩

[7]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2025 통일의식조사 결과 보고서, 2025. ↩

[8] 한국일보,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 보도, 2019.2.12. ↩

[9] 서울신문,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 보도, 2024.3.16. ↩

[10] 뉴스핌, 2025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 보도, 2026.3.31. ↩

[11] NBS 전국지표조사 제185호, 2026.7. ↩

[12] NBS 전국지표조사 제160호, 2025.7. ↩

[13] NBS 전국지표조사 제8호, 2020.10. ↩

[14] NBS 전국지표조사 제127호, 2024.7. ↩

[15]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2024 통일의식조사 결과발표회 자료집, 2024.10.2. ↩

[16]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648호, 2026.1. ↩

[17] Pew Research Center, Views of China and Xi Jinping 2025, 2025.7.15. ↩

[18] 시사IN, 한국인의 중국 인식 조사, 2021.6.17. ↩

[19] KEI, Trans-Pacific Love Affair: South Korean Perceptions of the United States on the Rise, 2015.8.19. ↩

[20] Pew Research Center, How South Koreans view their relationship with the US, 2026.8.24. ↩

[21]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643호, 2025.11. ↩

[22]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567호, 2023.12. ↩

[23] 아시아경제, 「건국전쟁」 예매 연령 분포 보도, 2024.2.14. ↩

[24]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533호, 2023.3. ↩

[25]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362호, 2019.7. ↩

[26]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630호, 2025.8. ↩

[27] 한국일보, "반일 종족주의, 선동 가득한 해괴한 책…", 2019.8.26. ↩

[28] 머니투데이, 21대 대선 지상파 출구조사, 2025.6.3. ↩

[29] 시사IN, 20대 남자 조사, 2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