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 중 한미 연합 지휘소 회의에 참석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군사령관. 2025년 8월 19일 미 육군이 촬영한 자료사진이다.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 중 한미 연합 지휘소 회의에 참석한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군사령관. 2025년 8월 19일 미 육군이 촬영한 자료사진이다.
사진: U.S. Army, Staff Sgt. James Hobbs · ROK MINDEF and Tri-Command Commander attend MDMP during UFS25 (9268930).jpg · Public domain

전쟁이 나면 지금은 미군 대장이 한미연합군을 지휘한다. 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한국군이 넘겨받을 연도를 정하는 일이 해를 넘긴다.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 국방장관은 28일 필리핀에서 만나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2027년 초에 열기로 했다. 그에 앞서 12월에 워싱턴에서 한 번 더 만난다. 정부가 올해 SCM에서 정하려던 연도가 밀리면, 2028년 전환도 멀어질까.

SCM은 두 나라 국방장관이 해마다 여는 안보 협의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1968년 시작된 이 회의가 해를 넘기는 것은 1980년과 1998년에 이어 세 번째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연합뉴스에 "양측 지도부의 일정이 맞지 않아 상호 합의에 따라" 늦췄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새 회의가 내년 2월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전작권 전환 시기는 날짜가 아니라 검증 결과로 정한다. 한미는 2014년 날짜를 미리 정하던 방식을 버리고 조건에 기초한 전환에 합의했다. 검증은 세 단계이고, 첫 단계는 2019년에 마쳤다. 두 나라는 지난해 SCM 공동성명에서 둘째 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올해 추진하기로 했다. 전환 뒤 연합군을 지휘할 미래연합군사령부가 제대로 움직이는지 보는 단계다.

정부는 마지막 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에 1년 정도면 된다고 봐 왔다. 디지털타임스에 따르면 국방부 당국자는 5월 20일 "‘X연도’(전작권 전환 목표연도)가 결정되면 바로 FMC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해 SCM에서 연도를 정하고, 1년 검증을 거쳐 2027년 말이나 2028년에 넘겨받는 순서였다.

정부 설명대로 계산하면 SCM이 내년 2월로 밀려도 2028년은 남는다. 내년 초 SCM에서 FOC 검증을 마치고 연도를 정한다고 해 보자. 곧바로 FMC를 시작해 1년이 걸리면 검증은 2028년 초에 끝난다. 반면 2027년 전환은 FMC를 1년보다 줄이지 않는 한 같은 계산으로는 나오지 않는다.

2028년은 정부가 공식으로 밝힌 연도는 아니다. 뉴시스에 따르면 정부는 '임기 내'만 목표로 내걸었다. 다만 경향신문은 정부가 2028년을 목표 연도로 염두에 두고 협의해 왔다고 전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4월 미 하원 청문회에서 "2029 회계연도 2분기"까지 목표를 이루는 로드맵을 냈다고 밝혔다. 뉴시스는 이 발언이 한국과 조율되지 않은 주한미군의 의견이라고 보도했다.

문제는 계산의 출발점인 FOC 검증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미군은 FOC 검증 완료가 올해 안에는 어렵다고 본다. 같은 보도로는 미국 측이 한국군의 감시정찰과 통신, 방공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경향신문 보도로는 미국이 올해 중반 새 평가 기준을 요구했다. 공중과 지상 사이의 통신 능력을 강화하라는 것이다.

9월 공동성명에 있던 '가속'이라는 말도 이번 보도자료에서 빠졌다. 두 나라 국방부 고위 당국자의 협의체(KIDD)는 9월 19일 전작권 전환을 "가속하기 위한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28일 국방부 보도자료에는 "적기에 순조롭게"라는 말이 들어갔다.

물론 이 낱말 차이를 크게 읽기는 어렵다. 9월 문서는 공동성명이고, 28일 문서는 한국 국방부가 혼자 낸 보도자료다. 조건을 채운 뒤 넘긴다는 원칙은 지난해 SCM 공동성명에도 담겼다. 공동성명에는 "COTP에 명시된 조건들이 모두 충족된 상태에서" 전환한다는 문장이 있다. COTP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을 말한다. 다만 앞서 보도된 새 통신 기준 요구는 이 원칙과 따로 나온 것이다.

정부는 미국과 공감대가 있다고 말하지만, 모자란 능력을 채울 계획은 아직 협의 중이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26일 국회에서 "X연도에 관해서는 전체적으로 미 측과 공감대를 갖고 가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국방부는 올해 안에 끝내려던 전환 로드맵을 미국과 아직 조율하고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27일 국회에서 정부의 전환 일정에 미국이 "동의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정부가 답할 물음은 두 가지다. 미국이 FOC 검증에서 모자라다고 본 능력은 무엇이고, 12월 워싱턴 회담 전까지 로드맵에 담을 수 있는가? FMC 검증을 1년 안에 끝낸다는 계산은 미국도 받아들인 것인가?

다음 일정은 12월 워싱턴 국방장관 회담과 내년 초 SCM이다. 달력으로는 2028년 전환이 아직 가능하다. 다만 내년 초 SCM에서 FOC 검증을 마치지 못하면 그 계산은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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