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은 시공 금액을 10% 올리고 지하 공사만 실제 물량대로 정산하자고 했고, 컨소시엄은 상세설계 물량으로 정산하자고 요구했다. 새 시공사 계약 목표는 2027년 7월이다. 자료: 한국일보·세계일보·뉴스웨이·아시아경제, oEnergetice.cz. 그래픽: NEXT
사진: NEXT · 27조 체코 원전 시공 결렬, 시공사 바꾸면 물량 다툼 끝나나 · NEXT 자체 제작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29일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시공 컨소시엄과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시공 협상을 결렬로 끝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한수원이 체코와 맺은 본계약은 공사비가 늘어도 더 청구할 수 없는 총액확정 방식이다. 그래서 공사 물량이 늘어도 그 비용을 체코에 더 청구하기 어렵다. 공기업인 한수원과 컨소시엄은 그 비용을 누가 질지를 두고 갈라섰다. 새 시공사를 뽑으면 이 다툼이 끝날까.

두코바니 사업은 새 원전 2기를 짓는 사업이고, 금액과 일정은 출처마다 기준이 다르다. 체코 에너지 매체가 지난해 가격으로 계산한 두 기의 건설비는 4070억 코루나다. 라이센스뉴스가 전한 한수원 자료에서 2025년 6월 기준 계약금액은 약 27조 원이다. 새로 짓는 첫 기인 두코바니 5호기의 일정도 단계가 다르게 나온다. 체코 매체는 완공을 2036년으로, 아주경제 영문판은 상업운전을 2039년 4월로 적었다.

갈라선 지점은 늘어나는 물량을 어느 설계 단계에서 확정하느냐다. 비즈니스포스트에 따르면 두코바니 원전의 기본설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한수원은 기본설계 시점의 물량으로 공사금액을 확정하자고 했다. 반면 컨소시엄은 상세설계 시점의 물량으로 정산하자고 요구했다. 쉽게 말해 한수원의 제안대로면 기본설계 뒤 늘어나는 물량의 비용을 컨소시엄이, 컨소시엄의 요구대로면 한수원이 낸다. 투데이신문에 따르면 한수원은 기본설계가 확정되면 기준물량을 조정해 공사비를 정산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의 최종안은 총액확정 원칙 안에서 지하 공사만 실제 물량대로 정산하는 안이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한수원은 이달 7일 이 안을 냈다. 금액은 체코에서 받은 시공 부문 금액보다 10% 올려 제시했다. 지상 구조물과 기계 설치는 2029년 건축허가 승인 시점의 물량을 기준으로 삼자고 했다. 대신 위험 비용이 반영된 기존 단가는 낮추자고 요구했다. 최일경 한수원 사업총괄부사장은 이 안과 대우건설 요구액의 차이가 "1조 원도 더 된다"고 주장했다.

컨소시엄은 설계를 맡지 않은 시공사가 물량 위험을 지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뉴스웨이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APR1000을 실제로 지어진 적 없는 원전 모델이라고 했다. 그래서 설계에 따라 물량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또 국제건설계약 표준에서도 발주자 설계를 따르는 시공 하도급은 단가계약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한수원이 바뀐 계약조건을 내놓은 날은 7일이다. 컨소시엄은 그 뒤 검토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3주 안에 받으라는 요구가 "민간기업의 경영 안정성과 존립을 위협할 수 있는 조치"라고 말했다.

시공사에 저가 수주의 부담을 떠넘겼다는 지적에 한수원은 계약금액이 낮지 않다고 반박한다. 비교 대상은 UAE 바라카 원전 2기다. 라이센스뉴스가 전한 한수원 자료에서 두코바니 계약금액은 바라카의 약 2.62배다. 물가를 반영하면 약 1.68배다. 반면 컨소시엄은 새 원전 모델과 유럽 규제를 들어 단순 비교가 적절하지 않다고 맞섰다.

새 시공사는 국가계약법에 따른 경쟁입찰로 뽑는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한수원은 내년 7월까지 계약을 맺는 것이 목표다. 한국일보 보도로는 부지 준비 공사가 2028년 1월, 본공사 착공이 2029년 11월 예정이다. 두 계획 사이의 간격은 약 6개월이다. 뉴스웨이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재입찰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일정에 문제가 없다는 말은 결렬 전후에 모두 나왔다. 결렬 전인 20일 한국과 체코의 산업부 장관은 사업이 정해진 일정에 맞게 추진돼 왔다고 확인했다. 결렬 뒤에는 카렐 하블리체크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이 건설과 일정이 지금 위협받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를 한국 장관에게서 확인받았다고 했다. 반면 투데이신문에 따르면 한수원은 일부 공정이 이미 지연되고 있어 협상을 더 끌 수 없다고 판단했다.

NEXT는 시공사를 바꿔도 설계가 확정되지 않은 물량의 위험은 남는다고 본다. 새 입찰에 들어오는 건설사도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같은 APR1000 설계로 값을 매긴다. 한수원이 낮추자고 한 위험 비용이 새 시공사의 단가에 다시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정부와 한수원이 답할 물음은 두 가지다. 새 시공사에게도 상세설계에서 늘어나는 물량을 모두 맡길 것인가. 계약과 부지 준비 사이 약 6개월로 2029년 11월 착공을 맞출 수 있는가. 한수원은 기존 협약을 끝내는 절차에 들어갔다. 뉴스1은 부제에서 11월 중 종료 예정이라고 전했다.

시공사를 다시 뽑아도 늘어날 물량의 값을 체코에 더 청구하기는 어렵고, 그 값을 누가 질지는 새 입찰에서도 다툼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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