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Minseong Kim · Ministry of Strategy and Finance(South Korea).JPG · CC BY-SA 4.0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국가채무비율이 51.6%에서 48.3%로 낮아진다고 했다. 이어 국채를 발행해도 "거의 대부분을 기존 국채 상환에 사용해서 국채 순증가분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원고에 없는 발언이었다고 전했다. 순증가분은 갚는 빚을 빼고 새로 늘어나는 빚이고, 그 이자는 세금으로 낸다. 내년 국채는 정말 거의 늘지 않을까?
정부의 국고채 발행 계획은 다르게 적었다. 이투데이가 전한 기획예산처·재정경제부 계획에 따르면 내년 국고채 총발행은 222조8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순증은 96조3000억 원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만기가 온 국채를 새 국채로 바꾸는 차환 발행으로, 110조7000억 원이다.
총발행의 절반 가까이는 대통령 말대로 옛 빚을 새 빚으로 바꾸는 데 쓰인다. 그러나 새로 늘어나는 국고채도 총발행의 40%가 넘는다. 국고채 말고 다른 빚까지 넣은 국가채무로 보면 증가 폭은 더 크다. 앞선 글에서 다룬 대로 국가채무는 올해 본예산보다 106조 원 늘어난다.
정부에 유리한 숫자도 있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내년 국고채 순증은 올해보다 13조1000억 원 적다. 채무비율이 내려가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앞선 글의 계산으로는 비율 하락의 대부분이 국내총생산(GDP) 전망이 커진 몫이다. 비율이 내려가도 빚의 금액은 늘어난다.
빚이 느는 같은 해에 정부는 큰돈을 여유자금으로 둔다. 새로 만드는 미래대응기금이 그 돈을 맡는다. 세금이 예년 흐름보다 더 걷히는 몫을 받아 아동 기본수당 같은 사업에 쓰는 기금이다. 뉴데일리에 따르면 이 기금은 내년에 쓸 곳을 정하지 않은 여유자금 104조3614억 원을 둔다.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는 이 두 흐름이 같은 해에 겹치는 것을 문제로 봤다. 메트로신문에 따르면 예정처는 예산안 총괄 분석에서 두 숫자를 나란히 적었다. 일반회계는 세금으로 꾸리는 나라의 기본 예산이다. 내년에 일반회계는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100조644억 원을 빌린다. 공공자금관리기금은 국채를 찍어 마련한 돈을 관리한다. 같은 해 미래대응기금은 여유자금 가운데 103조3614억 원을 금융기관 등에 맡긴다. 예정처는 재정을 비효율적으로 운용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빌리는 금리와 굴려서 얻을 수익의 차이도 문제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국고채 평균 조달금리는 1~9월 평균 3.76%였고, 9월에는 4.25%까지 올랐다. 기금 여유자금의 최소 목표 수익률은 국고채 3년물 금리인 약 3.8%다. 실제 수익이 아닌 최소 목표치이지만, 9월 금리가 이어지면 빌리는 금리가 이 목표보다 높다.
이 차이를 두고 국회와 정부의 계산은 엇갈린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10월 8일 국정감사에서 조달금리를 4.3%로 잡았다. 그 전제로 그는 한 해 4923억 원 손실을 주장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조달금리를 약 4.1%로 보고, 맞춤형 운용으로 그보다 높은 수익을 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장관은 21일 기자실에서 "수익 자체에 방점을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금의 또 다른 문제는 2029년 뒤의 지출이다. 강원도민일보에 따르면 예정처는 기금의 핵심 재원인 추가세수가 2029년부터 생기지 않는 것으로 분석했다. 기금의 4대 사업계정 사업비 45조3625억 원 가운데 46.7%인 21조1973억 원은 해마다 되풀이될 지출이다. 아동 기본수당, 청년미래적금처럼 한 번 시작하면 줄이기 어려운 사업이 들어 있다.
두 당 예결특위 간사는 같은 기금을 두고 다른 쪽을 본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일시적 세수 호황 속 무분별한 지출 확대는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분명히 위협할 것"이라고 했다.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반도체 경기 둔화를 대비한 재정 안정판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예산안의 법정 처리 기한은 12월 2일이고, 대통령은 연설에서 그때까지 확정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 전에 정부가 답할 물음은 둘이다. 대통령이 말한 순증가분은 계획서의 96조3000억 원과 어떤 기준이 다른가? 2029년 뒤 해마다 되풀이될 21조 원대 지출은 어떤 돈으로 메우는가?
정부 계획대로라면 내년 국고채는 96조 원 넘게 순증한다. 2일 연설의 "순증가분이 거의 없다"는 말은 정부 자신의 국고채 발행 계획과 맞지 않는다.
출처 11건 펼치기
언론 보도와 그 밖의 자료 11건
- 뉴데일리, 2027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전문, 2026.11.2. 국가채무비율·국채 순증가분 대목, 12월 2일 법정기한 협력 요청.
- 파이낸셜뉴스(연합뉴스 전재), 李대통령 시정연설…與 30차례 박수·국힘 규탄팻말 붙이고 침묵, 2026.11.2. "원고에 없는 발언" 대목.
- 이투데이, 국고채 222.8조 발행, 올 대비 2.9조 감소(기획예산처·재정경제부 2027년 국고채 발행 계획), 2026.9.1. 총발행·순증·차환.
- 아시아경제, 내년 국고채 순증 13조 줄지만…"채권시장, 금리 상방 위험", 2026.9.2. 순증 감소 폭.
- NEXT, 적자는 3조 원, 국채는 100조 원: 내년 나라 살림 셈법, 2026.10.26. 국가채무 증가액(올해 본예산 대비 106조 원), 채무비율 하락과 GDP 전망.
- 뉴데일리, "국채 순증 거의 없다"는 李… 예산안엔 국고채 순증 96兆, 국가채무는 106兆 는다, 2026.11.2.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 104조3614억 원.
- 메트로신문, 103조원 쌓아두고 국채로 100조 차입...예정처 "재정운용 비효율 우려", 2026.11.1. 국회예산정책처 「2027년도 예산안 총괄 분석」의 공공자금관리기금 차입·여유자금 예치·조달금리·목표 수익률.
- 머니투데이, 박홍근 "미래대응기금 수익률, 연기금 투자풀보다 1.7%p 이상 수익", 2026.10.8. 국정감사 박수영 의원 계산과 박홍근 장관 답변.
- 서울경제, 박홍근 "소방재원 감소, 예산심의서 보완 검토…미래기금 방점은 수익 아냐", 2026.10.21. 기자실 발언.
- 강원도민일보, 국회 예산정책처, 미래대응기금 2029년부터 재원 고갈 우려, 2026.11.2. 추가세수 전망, 반복 소요 사업비 21조1973억 원(4대 사업계정 사업비의 46.7%).
- 디지털타임스, 與 "미래대응기금, 성장동력 확충" vs 野 "지출 확대, 재정 지속 위협", 2026.11.2. 정태호·유상범 예결특위 간사 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