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NEXT · 관리재정수지 적자와 일반회계 적자보전 국채(2027년 정부안) · NEXT 자체 제작
정부는 내년 관리재정수지가 최근 20년 내 가장 양호하다고 했다. 9월 1일 기획예산처가 낸 예산안에서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3조1000억 원, 국내총생산(GDP)의 0.1%다. 올해 적자는 추가경정예산(추경) 기준 107조6000억 원이다.
그런데 같은 예산안에서 일반회계 적자를 메우려고 새로 내는 국채는 100조1000억 원이다. 나랏빚은 107조 원 늘어난다. 적자는 거의 사라지는데, 빚은 왜 100조 원 넘게 늘어날까.
두 숫자는 세는 범위가 다르다. 정부가 한 해에 걷은 돈과 쓴 돈의 차이를 통합재정수지라고 한다. 관리재정수지는 여기서 국민연금 같은 사회보장성기금의 수지를 뺀 값이다. 반면 국가채무관리계획의 적자보전 국채는 일반회계의 모자란 돈을 메우는 빚이다. 일반회계는 세금으로 꾸리는 나라의 기본 예산이다. 올해는 두 숫자가 107조6000억 원과 105조6000억 원으로 비슷했다. 내년에는 적자만 3조 원대로 줄어든다.
이 차이를 볼 때 함께 봐야 할 것이 새로 만드는 미래대응기금이다.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에 162조3000억 원을 이 기금에 넣는다. 세금이 예년 흐름보다 더 걷히는 몫이다. 사업에 45조4000억 원, 국채 발행 축소에 12조5000억 원을 쓰고, 나머지 "약 104.4조원 + α"는 여유자금으로 남긴다. α는 9월에 올해 세수를 다시 계산해 내국세 수입이 늘어나면 더 쌓는 몫이다.
문제는 이 기금이 관리재정수지 계산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미래대응기금은 사회보장성기금처럼 따로 빼는 대상이 아니다. 쉽게 말해 기금에 쌓아 두는 돈은 공표된 적자를 줄이는 쪽으로 계산된다. NEXT는 다른 수입과 지출은 그대로 두고 104조4000억 원만 빼 보았다. 그러면 적자는 약 107조5000억 원이다. 올해 적자와 비슷한 크기다. 물론 기금이 없을 때의 수지나 정부가 빌려야 할 돈을 뜻하는 값은 아니다.
국가채무비율이 올해 본예산 51.6%에서 내년 48.3%로 내려가는 데도 따져 볼 대목이 있다. 기획예산처 보도참고자료를 보면, 지난해 계획은 2027년 채무비율을 53.8%로, 올해 계획은 48.3%로 본다. 비율은 5.5%포인트 낮아졌지만 빚의 금액 차이는 12조7000억 원, 0.8%뿐이다.
두 계획의 차이 5.5%포인트 가운데 약 5.1%포인트는 GDP 전망이 바뀐 몫이다. 올해 계획이 본 2027년 GDP가 지난해 계획보다 약 10.5% 크기 때문이다. 반올림된 공표 숫자로 NEXT가 계산한 값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올해 명목 GDP가 22.0% 늘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교역조건이 크게 좋아졌다고도 적었다. 이 전망은 정부가 채무비율을 계산할 때 쓴 GDP 전망과는 따로 나온 것이다. 정부는 채무비율은 "계획 대 계획"으로 비교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설명한다.
여야는 서로 다른 숫자를 든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월 2일 채무비율이 "올해 51.6%에서 내년 48.3%로 낮아집니다"라고 했다. 뉴스핌 보도에 따르면 유상범 국민의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는 9월 1일 "국가채무는 오히려 106조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106조 원은 올해 본예산과, 107조 원은 올해 추경과 비교한 증가분이다.
기금에 쌓아 둔 돈도 정부의 돈이다. 그러나 국가채무는 정부가 가진 금융자산을 빼지 않고 센 빚의 총액이다. 기금에 돈을 쌓는 것만으로는 국가채무가 줄지 않는다. 전체 국가채무의 이자는 지난해 결산 31조7000억 원에서 2030년 53조3000억 원으로 늘 것으로 전망됐다. 기금 적립에 따른 추가 이자를 뜻하는 숫자는 아니다.
정부 계획에서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내년에 가장 작고, 그 뒤 다시 커진다. 2028년 48조 원, 2029년 83조4000억 원, 2030년 100조8000억 원이다. 국회는 12월 2일까지 예산안을 의결해야 한다.
적자 3조 원이라는 숫자 하나만으로는 내년에 정부가 얼마를 빌리는지 알 수 없다.
출처 8건 펼치기
정부·국회·국제기구·법령 6건
- 기획예산처, 2027년 예산안 및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 2026.9.1. 홍보자료 2쪽(총수입·총지출, 국세 584조4000억 원, "최근 20년 내…"), 3쪽(관리재정수지·국가채무), 5~6쪽(미래대응기금 162조3000억·45조4000억·12조5000억·104조4000억 원). 국가재정운용계획 3쪽(경상성장률·교역조건), 9쪽(관리재정수지 2028~2030년, 통합재정수지 정의, 2030년 국가채무).
- 대한민국정부, 2026~2030년 국가채무관리계획, 2026.9. 181쪽(국가채무 이자 전망), 185쪽(일반회계 적자보전 국채).
- 기획예산처, 보도참고자료 「국가채무는 이렇습니다」, 2026.9.11. 1~2쪽("계획 대 계획", 두 계획의 국가채무 비교표).
- 국회예산정책처, 2027년 NABO 경제전망 2026~2030, 2026.9.30. 요약 5쪽(반도체 가격과 교역조건), 요약 8쪽(명목 GDP·실질 성장률·GDP 디플레이터).
- 국민참여입법센터, 국가재정법 일부개정법률안(정부, 의안 제2221056호) 제안이유 및 주요내용, 2026.10.25 확인.
- 국가법령정보센터, 대한민국헌법 제54조.
언론 보도와 그 밖의 자료 2건
- 더불어민주당, 제8차 세종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한병도 원내대표), 2026.9.2.
- 뉴스핌, 국민의힘 유상범 예결위 간사 입장문 보도, 2026.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