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NEXT · 자녀 입시 공방 7년 연표 · NEXT 자체 제작
올해 국정감사에서 정치인 자녀의 입시가 다시 나왔다. 10월 8일 더불어민주당은 무소속 한동훈 의원의 딸 사건에서 경찰의 자료 요청이 멈춘 경위를 따졌다. 11일에는 딸의 논문을 다시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날 한동훈 의원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아들 일을 두고 "이건 수사 대상"이라고 썼다. 자녀 입시는 앞서 세 번의 인사청문 과정에서 차례로 쟁점이었다.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2022년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2025년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때다. 그때는 후보자 검증이었고, 이번에는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세 집안의 일은 법적으로 같지 않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 부부는 유죄가 확정됐고 자녀의 입학은 취소됐다. 한 의원 가족의 사건은 경찰이 혐의없음 등으로 검찰에 넘기지 않았다. 경찰 수사심의위원회도 2024년 6월 다시 수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김 대표 아들의 일에는 수사기관의 처분이 알려진 것이 없다. 그런데도 공방은 7년째 되풀이된다. 차이는 자녀가 서류를 낸 대학에 있다. 조 원장의 딸은 국내 대학에 냈고, 한 의원의 딸과 김 대표의 아들은 미국 대학에 냈다. 정치인 가족만의 일도 아니다. 교수 논문에 부당하게 이름이 오른 미성년자 82명 가운데 36명도 해외 대학 진학 등의 이유로 입시 조사에서 빠졌다.
이번에 새로 나온 사실은 하나다. 경찰은 2022년 11월 한 의원 딸 사건으로 미국에 수사 자료를 요청해 달라고 서울중앙지검에 신청했다. 이런 요청은 검찰과 법무부를 거쳐 상대 나라로 간다. 검찰은 11일 뒤 신청을 법무부로 넘기지 않기로 했다. 그때 법무부 장관이 한 의원이었다. 한 의원이 검찰의 결정에 관여했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보도된 자료에 없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당시 담당 부장이던 공봉숙 검사는 그 신청이 "0.99달러 짜리 저작권법 위반 사건"에 관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응하지 않을 사안이었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저작권자의 "승낙"을 받은 일이라고 했다. 법무부는 경위를 확인하겠다고 했다.
살펴볼 것은 두 가지다. 세 집안의 서류를 각각 누가 따졌는지, 그리고 해외 대학에 낸 서류를 따질 길이 있는지다.
첫째는 세 집안의 서류를 각각 누가 따졌는지다. 조국 후보자의 2019년 인사청문 과정에서는 딸의 고교 시절 논문과 인턴 확인서가 문제가 됐다. 조 후보자는 "당시 존재했던 법과 제도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그 제도에 다가갈 수 없던 청년들에게 상처를 줬다고 했다. 보도된 판결에 따르면 법원은 인턴 확인서 여러 건이 허위이고 대학 총장 표창장은 위조라고 판단했다. 배우자는 2022년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조 원장은 2024년 징역 2년이 확정됐다.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은 딸의 입학을 취소했다. 연세대 대학원은 아들의 입학과 학위를 취소했다.
한동훈 후보자의 2022년 인사청문회에서는 고교생 딸이 해외 온라인 학술지에 올린 영문 글이 문제가 됐다. 한 편을 다른 사람이 대신 썼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한 후보자는 "실제로 입시에 사용된 사실이 전혀 없고, 입시에 사용할 계획도 없다"고 했다. 딸이 얻은 기회는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기회는 아니며" 딸이 "혜택받은 것"이라고도 했다. 경찰은 2023년 12월 고발된 혐의 전부를 검찰에 넘기지 않기로 결정했다. 고발 내용은 다른 사람이 쓴 글을 자기 글로 내서 학술지의 심사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었다. 경찰은 그 학술지에 구체적인 심사 규정이 없어 심사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누가 글을 썼는지를 가린 결정은 아니다. 경찰은 학술지에 공문을 세 번 보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 딸은 2023년 미국 대학에 합격한 것으로 보도됐다.
김민석 후보자의 2025년 인사청문회에서는 미국 대학에 다니는 아들의 고교 시절 활동이 문제가 됐다. 아들은 동아리에서 표절 예방 교육 법안 초안을 만들었다. 2023년 강득구 민주당 의원이 같은 취지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고 김 후보자도 공동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이 활동이 대학 지원에 쓰였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김 후보자는 "제 아들은 입법활동을 대학원서에 쓴 적이 없고 제가 그리하도록 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원서 사본을 요구하자 그는 아들이 "독립 인격"이라며 제출을 "강권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이달 11일 자신이 공동 발의를 요청하기 전까지 김 대표는 이 법안을 몰랐다고 밝혔다.
조 원장의 딸이 국내 의학전문대학원에 낸 서류는 법원이 따졌고, 대학들은 판결과 자체 심의를 거쳐 입학을 취소했다. 한 의원의 딸과 김 대표의 아들이 미국 대학에 낸 원서는 사정이 다르다. 한 의원 딸 사건에서 경찰이 따진 것은 학술지와 대회였고 대학 원서가 아니었다. 김 대표 아들의 원서는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그래서 원서에 무엇을 적었는지에 관해서는 두 아버지의 말만 있다. 말만 있다고 해서 그 말이 맞다는 뜻도 틀리다는 뜻도 아니다. 묻는 쪽은 근거를 대지 못하고, 답하는 쪽은 서류로 답하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같은 질문이 다시 나왔다.
둘째는 해외 대학에 낸 서류를 따질 길이 있는지다. 교육부도 해외 대학 진학 등으로 분류한 학생은 논문을 입시에 썼는지 조사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2022년 4월 교수 논문에 부당하게 저자로 오른 미성년자 82명을 확인했다. 그 논문을 입시에 썼는지는 국내 대학에 간 46명만 조사했다. 이 가운데 5명의 입학이 취소됐다. 나머지 36명은 "해외대학 진학 등"으로 분류했다. 매일신문에 따르면 교육부 관계자는 국내 대학은 법에 따라 조사할 수 있었지만 해외 대학은 "이러한 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내 대학 입시에서는 논문을 서류에 적을 수 없게 됐다. 학교생활기록부에는 논문을 적지 못하고, 자기소개서는 2024학년도 대입부터 없어졌다. 거짓 자료를 낸 합격자의 입학을 대학이 취소해야 한다는 조항도 2019년 고등교육법에 생겼다. 이러한 규정은 국내 대학 입시에만 적용된다.
공방이 되풀이되는 까닭을 다르게 볼 수도 있다. 상대를 공격하는 데 쓸모가 있어서라는 설명이다. 2019년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야당이 "가족 신상털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2022년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민주당이 "신상털이에 대해서만 계속 물어본다"고 했다. 두 당은 각각 후보자를 낸 쪽일 때 비슷한 말을 했다. 2019년 네 당이 각각 낸 자녀 입시 조사 특별법안은 처리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다만 서류로 가릴 수 없는 의혹일수록 공격에 오래 쓰인다. 확인할 길이 생기면 그 쓸모도 줄어든다.
교육부 관계자의 설명대로라면 국내 대학을 조사하던 법은 해외 대학에 적용되지 않는다. 남는 길은 본인의 동의다. 브라운대 입학처의 안내에 따르면 미국 대학 공통 원서는 낸 내용이 사실이라는 서약을 받는다. 거짓이면 입학이 취소될 수 있다고도 적는다. 국회는 다음 인사청문회 전에 정해야 한다. 자녀가 동의한 원서를 청문위원만 열람하는 절차를 둘 것인지다. 동의하지 않으면 지금과 같다는 한계는 있다. 그래도 모든 후보자가 같은 물음을 받고, 응했는지가 기록으로 남는다. 교육부는 2019년에 말한 연례 점검의 결과와 36명의 판정을 그 뒤 어떻게 다뤘는지 내놓아야 한다.
이러한 열람 절차가 생겨도 다음 후보자부터 적용된다. 한 의원과 김 대표의 자녀가 낸 원서는 본인이 내놓지 않는 한 한국에서 열 길이 없다. 두 사람의 공방은 그래서 서류가 아니라 말로 이어진다. 조 원장 부부의 일은 법원의 판결로 끝났다. 한 의원의 일은 경찰이 사건을 끝냈는데도 같은 질문이 돌아왔고, 김 대표의 일은 따져 본 기관이 없다. 국회는 2019년에 자녀 입시를 조사하려다 그만뒀다. 이번에는 원서를 열람하는 절차부터 정해야 한다.
출처 29건 펼치기
정부·국회·국제기구·법령 3건
- 교육부, 고등학생 이하 미성년 공저자 연구물 검증결과, 2022.4.25.
- 교육부,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2019.11.28.
- 국가법령정보센터, 고등교육법 제34조의6, 2019.12.10 신설.
언론 보도와 그 밖의 자료 26건
- 경향신문, 박균택 의원의 10월 8일 국정감사 질의와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 답변, 2026.10.8.
- 중앙일보, 한동훈 의원의 10월 11일 페이스북 글, 2026.10.12 게재.
- 한국일보, 더불어민주당의 재수사 요구 논평, 2026.10.11.
- 매일신문, 조국 원장의 10월 8일 페이스북 글과 경찰 불송치 경과, 2026.10.8.
- 경북매일, 조국 후보자의 2019년 8월 25일 입장, 2019.8.25.
- 뉴시스, 정경심 전 교수 항소심 판결, 2021.8.11.
- 이투데이, 조국 전 장관 대법원 판결, 2024.12.12.
- 경향신문, 고려대와 부산대의 입학 취소, 2022.4.7.
- 경향신문, 연세대의 입학과 학위 취소, 2024.8.8.
- 세계일보, 한동훈 후보자 인사청문회 답변, 2022.5.9.
- 서울신문, 경찰의 불송치 결정과 사유, 2024.1.16.
- 세계일보, 김민석 후보자의 6월 16일 페이스북 글, 2025.6.16.
- 연합뉴스, 김민석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쟁점과 답변, 2025.6.24.
- 프레시안, 김민석 후보자 인사청문회 답변, 2025.6.24.
- 조선일보, 강득구 의원의 10월 11일 페이스북 글, 2026.10.11.
- 매일신문, 교육부 관계자 설명, 2022.4.25.
- 미디어오늘, 네 당의 자녀 입시 조사 특별법안 비교, 2019.10.24.
- 한국일보, 특별법안 4건의 폐기, 2022.4.23.
- 연합뉴스, 이인영 원내대표의 2019년 8월 20일 발언, 2019.8.20.
- 이데일리, 박형수 의원의 2022년 5월 9일 발언, 2022.5.9.
- 세계일보, 공봉숙 검사의 반박, 2026.10.9.
- 뉴스1, 한동훈 의원의 10월 10일 페이스북 글, 2026.10.11.
- 브라운대 입학처, 공통 원서의 서약 문구.
- 뉴시스, 교육부 2019년 10월 특별감사 발표, 2019.10.17.
- 매일경제(다음 게재), 경찰 수사심의위원회의 재수사 불결정을 전한 기사, 2025.11.9.
- YTN, 정경심 전 교수 징역 4년 확정, 202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