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새울원자력본부의 새울 1·2호기. 2022년 7월 한국수력원자력이 공개한 자료사진이다. 2017년 공론화 대상이었던 새울 3·4호기(옛 신고리 5·6호기)가 같은 본부에 있다.
울산 울주군 새울원자력본부의 새울 1·2호기. 2022년 7월 한국수력원자력이 공개한 자료사진이다. 2017년 공론화 대상이었던 새울 3·4호기(옛 신고리 5·6호기)가 같은 본부에 있다.
사진: 한국수력원자력 · Saeul Nuclear Power Plant Units 1 and 2.jpg · 공공누리 제1유형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2일 한국에 와 3일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원전 의제에서 거론되는 사업은 튀르키예가 흑해 연안의 시노프에 지으려는 두 번째 원전이다. 한국전력이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계약이 되면 한국 공기업이 해외에서 대형 원전을 지을 수 있다. 다만 한전의 2010년 시노프 제안은 전기를 정해진 값에 사 준다는 정부 보증을 얻지 못해 무산됐다. 1년 전 맺은 원전 양해각서는 계약에 얼마나 다가갔을까?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1년 전 합의의 진척을 점검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두 정상이 지난해 회담의 성과로 꼽히는 사업의 진행 상황을 점검한다고 밝혔다. 의제에는 원전과 방산 협력이 들어 있다. 지난해 성과는 계약이 아니라 협력하자는 약속을 적은 양해각서였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2025년 11월 24일 앙카라 정상회담 때 원자력 협력 양해각서가 맺어졌다. 원자로 기술, 부지평가, 규제·인허가, 금융 및 사업모델이 협력 범위였다. 당시 대통령실은 "향후 사업 수주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양해각서 뒤 일은 사업성을 미리 따져 보는 예비타당성조사까지 왔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양해각서를 맺은 한국전력과 튀르키예원자력공사는 2월 25일 보도 때 이미 이 조사를 시작한 상태였다. 다만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 협력을 아직 초기 단계로 봤다. 그래서 실질적인 단계로 들어가도록 두 정부가 돕자고 제안했다. 아주경제에 따르면 두 회사는 지금도 예비타당성 검토를 하며 사업 조건과 투자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시노프 원전 사업 계약은 아직 맺어지지 않았다.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알파르슬란 바이락타르 튀르키예 에너지장관은 지난해 12월 3일 "아직 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함께하는 "일종의 '3자 협력' 방식"도 거론했다. 세계원자력협회의 9월 22일 자료에 따르면 시노프 원전은 아직 협력할 회사도, 원자로 기술도 정하지 않았다. 한전은 2023년 1월 한국형 원전 4기를 짓는 예비 제안서를 낸 상태다.

한국은 여전히 여러 후보 가운데 하나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2026년 3월 캐나다 캔두에너지와도 원자로 기술을 평가하는 양해각서를 맺었다. 러시아도 관심을 보인다. 아주경제에 따르면 바이락타르 장관은 9월 "러시아는 아쿠유 원전의 경험과 인력을 시노프에 이전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아쿠유는 러시아가 짓고 있는 튀르키예의 첫 원전이다.

튀르키예는 방한 직전까지 상대를 고르지 않았다. 아주경제가 전한 연합뉴스 서면인터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국을 "이 사업의 유력한 협력 파트너 후보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 캐나다, 중국과의 협의도 이어 간다며 "튀르키예 국익에 부합하도록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밝힌 결정 기준에는 발전 비용과 투자 재원 조달이 들어 있다. 아주경제가 전한 인터뷰에서 그는 여기에 자국 산업에 미칠 효과를 더해 함께 보겠다고 했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2010년 한전은 시노프 원전 입찰을 준비하기로 튀르키예 국영 발전사와 합의했다. 지분 40%를 갖고 자금 조달도 돕는 안이었다. 그러나 한전이 정부의 전력 판매 보증을 고집하면서 이 안은 무산됐다.

러시아의 아쿠유 원전에는 이런 보증이 있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튀르키예 공기업이 첫 15년 동안 아쿠유 전기의 일부를 정해진 값에 사 준다. 같은 자료는 시노프에는 이런 정부 보증이 제공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회담의 다른 의제인 방산에서는 엔진 이야기가 새로 나왔다. 지난해 두 정상은 알타이 전차 사업 같은 협력 사례를 더 만들기로 했다. 아주경제에 따르면 알타이는 한국의 K2 전차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튀르키예 전차다. 올해는 반대 방향의 거래가 거론된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한국은 튀르키예 기업이 개발한 무인기 엔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관심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3일 회담의 결과는 서명하는 문서의 성격으로 가늠할 수 있다. 청와대는 정상회담 뒤 양해각서 서명식이 있다고 밝혔지만, 어떤 문서에 서명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원전 문서가 있다면 그 문서가 또 하나의 양해각서인지 볼 일이다. 두 정부가 지키기로 약속하는 협정이라면 계약 쪽으로 나아갔다고 볼 수 있다.

정부가 답할 물음은 둘이다. 예비타당성조사는 언제 끝나고, 결과는 공개되는가? 튀르키예가 전력 판매 보증을 주지 않는다면 한전은 어떤 조건으로 참여하려 하는가? 1년 동안 시노프 원전 협력은 양해각서에서 예비타당성조사로 나아갔지만, 아직 계약 단계에는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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