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kallerna · Blue House Seoul 3.jpg · CC BY-SA 4.0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이 10월 19일 임명장을 받은 뒤 20일 오전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청와대는 19일 공식 브리핑에서 김 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임명안 재가는 그보다 앞선 15일 이뤄졌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수사기관장이 국무회의에 앉는 장면은 대통령과 기관장의 관계를 묻게 한다. 답을 구하려면 청장의 지위와 회의에 배석하는 근거, 실제로 논의하는 내용을 나눠 볼 필요가 있다.
중수청장은 추천과 제청, 국회 인사청문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중수청법은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과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을 거치도록 정한다. 이는 청장을 어떤 절차로 임명할지에 관한 규정이다. 임명장을 받은 날짜가 국무회의에서의 지위를 정하는 것은 아니다. 임명 절차를 거쳐 청장이 되는 일과 국무회의의 구성원이 되거나 배석하는 일은 각각의 근거를 따져야 한다.
헌법 제88조는 국무회의를 대통령·국무총리와 국무위원으로 구성한다고 정한다. 중수청장이라는 직위 자체가 국무위원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사실만으로 국무위원이 됐다고 볼 수는 없다.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와 회의를 구성해 의결하는 사람의 범위가 같지 않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장의 배석을 설명할 때도 이 구별이 먼저다.
국무회의 규정 제8조는 명단으로 정한 배석자와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해 배석시키는 사람을 구별한다. 명단에는 대통령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 국무조정실장, 법제처장 등이 들어 있다. 중수청장은 이 명단에 없다. 대신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중앙행정기관인 청의 장이나 중요 직위의 공무원을 배석하게 할 수 있다. 중수청장의 배석을 설명하는 일반적인 근거도 이 재량 규정에 있다.
같은 조항은 의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배석자가 국무에 관해 발언할 수 있도록 정한다. 배석자의 발언이 곧 구성원으로서의 의결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규정은 배석과 발언을 따로 다루며, 의결에 관한 기준은 다른 조항에서 정한다. 어떤 기관장이 어떤 안건에 관해 설명했는지를 살피는 일과 구성원 지위를 판단하는 일을 나눠야 하는 이유다.
국무회의 규정 전문은 구성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회의를 열고 출석구성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정한다. 정례 회의는 매주 한 번 소집한다. 이 회의 주기가 중수청장의 매주 참석 의무를 뜻하지는 않는다. 회의를 얼마나 자주 여는지와 명단에 없는 청장을 배석시키는 판단은 다른 문제다. 실제 배석의 범위는 의장의 결정과 회의 운영을 함께 봐야 한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장관 소속이다. 중수청법 제6조는 장관의 지휘·감독을 규정하면서 구체적 사건에서는 청장만을 지휘·감독하도록 정한다. 기관의 소속과 청장의 임명 절차, 국무회의 배석은 서로 다른 조문에 근거한다. 국무회의에 배석할 수 있다는 설명만으로 구체적 사건의 지휘 체계까지 설명할 수는 없다. 회의 운영 규정과 수사기관의 지휘·감독 법률을 구별해서 봐야 한다.
검찰과 경찰의 수장 직무대행이 앞서 국무회의에 참석한 기록도 있다. KTV의 2월 3일 국무회의 기록에는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나온다. 기록은 민생을 침해하는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하는 방안과 관련해 두 사람의 이름을 제시한다. 이 안건 아래 두 수장 직무대행과 공정거래위원장, 법제처장, 법무부 장관이 함께 기재돼 있다. 다만 이 텍스트 목록만으로 당시 회의의 모든 발언 내용이나 지시 범위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2월 10일 KTV 기록에도 두 직무대행이 실려 있다. 수사기관 수장 직무대행의 국무회의 참석 기록은 이번보다 앞서 존재한다. 이 선례가 알려주는 것은 참석이 처음 생긴 장면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앞선 참석 기록 자체가 이번 배석의 필요성이나 모든 운영 방식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회의에서 어떤 안건을 다뤘는지, 기관장이 무슨 범위에서 발언했는지는 별도로 판단할 문제다.
대통령은 정책 방향 공유의 필요성을 설명해 왔다. 10월 13일 청와대 브리핑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세부 수사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정의 일반 방향과 방침을 함께 공유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수사기관장 참석을 바라보는 대통령의 입장이다. 수사와 기소를 나눈 제도 아래서도 부처 사이에 협의할 정책은 남는다. 그 정책 협의와 개별 사건에 대한 관여를 어떻게 구분할지가 운영상의 쟁점이다.
연합뉴스의 20일 보도에 따르면 중수청 관계자는 앞으로 계속 국무회의에 참석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매주 열리는 회의의 일정과 기관장의 향후 참석 여부가 따로 판단되는 상황이다. 20일 한 차례 참석한 사실만으로 앞으로 매주 같은 방식으로 참석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현시점의 논의도 실제로 확인된 참석과 앞으로의 운영 방침을 구별해야 한다.
배석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수사 중립성에 미치는 영향은 나눠 평가할 문제다. 부처 협력이 필요한 일반 정책과 개별 사건의 수사 방향 사이에 어떤 경계를 두는지가 중요하다. 국무회의 구성원인지, 배석할 수 있는지, 사건을 지휘할 수 있는지는 서로 다른 물음이다. 그 경계가 지켜지는지는 참석 사실만으로 결론 나지 않는다. 실제 안건과 발언, 사건 지휘에 관한 법적 체계를 함께 살펴야 판단할 수 있다. 다음 참석 여부와 운영 방침이 정해지면 어떤 업무를 공유하는지도 함께 설명할 필요가 있다.
출처 9건 펼치기
정부·국회·국제기구·법령 6건
- 청와대10월20일, 김지용 청장 국무회의 참석.
- 헌법제88조, 국무회의 구성.
- 국무회의 규정제8조·규정 전문, 배석·발언과 회의 운영.
- 중수청법·제6조, 소속·임명과 지휘·감독.
- KTV2월3일·2월10일, 두 직무대행이 기재된 국무회의 기록.
- 청와대10월13일, 수사기관장 참석 취지에 관한 대통령 설명.
언론 보도와 그 밖의 자료 3건
- 청와대10월19일·연합뉴스10월15일, 임명장 수여와 임명안 재가.
- 연합뉴스10월20일, 계속 참석 여부에 관한 중수청 관계자 설명.
- 검찰청이 없어졌다: 고소는 어디에 내고 내 사건은 누가 맡나, 관련 기존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