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의 사무실 건물. 2020년 2월 18일 저녁 서울연구원이 촬영한 자료사진이다.
서울 종로의 사무실 건물. 2020년 2월 18일 저녁 서울연구원이 촬영한 자료사진이다.
사진: 서울연구원 · Night view of Downtown Seoul along Jongno Street in 2020.jpg · CC BY 4.0

1961~1964년생은 60세에 정년퇴직해도 국민연금을 63세부터 받는다. 그 사이 3년의 생활비는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1969년 이후에 태어났다면 정년이 그대로일 때 이 공백은 5년이다. 국회의 정년 연장 논의는 이 공백을 얼마나 메울까?

공백기에 새로 구한 일자리는 대부분 불안정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10월 「중고령층 소득공백의 현황과 대응 방안」 보고서를 냈다. 이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이 시기에 새로 일자리를 구한 사람의 61.3%는 임시·일용직이었다. 재취업자의 정규직 비율은 22.1%로, 다니던 직장에 계속 남은 사람의 59.0%에 못 미쳤다.

소득이 크게 준 가구는 씀씀이를 줄여도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이들 가구는 외식·여가·의류 같은 지출을 소득이 유지된 가구의 3분의 1로 줄였다. 그래도 이런 가구의 70% 이상은 지출이 소득보다 많았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중·고령 가구 자산의 70% 이상은 주택 같은 부동산이어서 생활비로 꺼내 쓰기 어렵다.

정년과 연금 나이를 정하는 두 법의 시간표는 서로 맞춰져 있지 않다. 고령자고용법은 2013년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2016년, 나머지는 2017년부터 적용됐다. 반면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는 출생연도에 따라 65세까지 한 살씩 오른다.

정년이 그대로면 뒤 세대일수록 공백은 길어진다. 국민연금공단 안내에 따르면 1965~1968년생은 64세에 연금을 받는다. 정년이 60세에 머물면 이들의 공백은 4년이다. 1969년생부터는 연금 나이가 65세여서 공백이 5년이 된다. 2025년 연금개혁은 내는 보험료와 받는 연금의 비율을 바꿨지만 수급 나이는 건드리지 않았다.

정년 연장 논의에서 가장 구체적인 일정은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의 6월 초안이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초안은 법정 정년을 2029년 61세로 올린 뒤 2년마다 한 살씩 늘린다. 65세 정년에 닿는 해는 2037년이다. 이와 별도로 정년퇴직자를 다시 고용할 의무는 2028년 61세에서 시작해 2035년 65세가 된다. 재고용은 정년퇴직한 뒤 새로 계약을 맺어 일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초안이 몇 년생부터 적용되는지는 보도에 나오지 않는다. 일정을 그해의 정년으로 읽으면 1968년생은 2028년에 60세가 되어, 정년이 61세로 오르는 2029년보다 먼저 퇴직한다. 그렇게 읽으면 1961~1968년생의 법정 정년은 60세 그대로다. 2028년에 시작하는 재고용 의무도 어느 출생연도부터 적용되는지 보도에 나오지 않는다.

국민의힘에서는 정년을 연금 나이에 맞추자는 법안이 나왔다. 매일노동뉴스에 따르면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2025년 3월 법안을 냈다. 법안은 사업주가 국민연금 수급 나이까지 정년을 늘리거나 퇴직자를 재고용하게 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10월 13일 국정감사에서 정년 연장 법안이 "연내 꼭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안은 논의가 숙성되고 결단만 남았다고 판단되면 조속히 밝히겠다고 했다.

반론은 청년 일자리에서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0월 11일 일률적인 정년 연장보다 재고용을 먼저 하자는 보고서를 냈다. 이상철 경총 고용·사회정책본부장은 "정년만 일률적으로 연장할 경우 청년 고용 위축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도 지난해 4월 2016년 정년 연장의 경험을 분석했다. 고령 근로자가 1명 늘 때 청년 근로자는 0.4~1.5명 줄었다는 추정이다.

법정 정년을 늘려도 정년까지 다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가데이터처 조사에서 55~79세가 가장 오래 일한 일자리를 그만둔 나이는 평균 53.0세였다. 그만둔 이유로 정년퇴직을 든 사람은 13.2%였다(머니투데이). 보사연 연구진도 정년 연장과 함께 재고용 확대와, 연금을 필요한 만큼 나눠 받는 부분연금제를 제안했다.

지금 공백을 겪는 사람에게 남은 제도는 연금을 앞당겨 받는 조기노령연금이다. 가입 기간이 10년 이상인 1961~1964년생은 58세부터 받을 수 있다. 다만 국민연금법에 따라 1년 앞당길 때마다 받는 연금이 6%씩 줄어든다.

양대 노총은 10월 29일 민주당에 특위를 11월 초 다시 열라고 요구했다. 정기국회 안에 65세 정년을 입법하라는 요구도 함께 냈다. 정부와 국회가 답할 물음은 둘이다. 재고용 의무와 정년 연장은 각각 몇 년생부터 적용되는가? 그 일정에 닿지 않는 세대의 3~4년 공백은 무엇으로 메우는가?

정년 연장의 연도별 일정표는 나왔다. 그러나 1961~1968년생의 3~4년 공백에 닿는지는 그 일정표만으로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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