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한국수력원자력 · Saeul Nuclear Power Plant Units 1 and 2.jpg · 공공누리 제1유형
기후에너지환경부는 8월 26일 비수도권 산업용 전기요금을 최대 10% 낮추는 설계안을 공개했다. 정부 전망으로는 공장들이 덜 내는 요금이 한 해 약 2조8천억 원이다. 한전은 발전소에서 전기를 사서 공장과 가정에 파는 공기업이다. 한전이 할인을 모두 떠안으면 이미 빚이 많은 한전의 적자가 커지고, 발전소가 나눠 지면 지방 발전소의 수입이 준다. 할인 비용은 누가 얼마나 내는가?
공개된 설계안에는 세부 재원 분담이 없다. 설계안은 할인을 "전력시장 지역별 가격제와 연계해 설계"했다고만 적었다. 지역별 가격제는 송전망이 꽉 차는 시간에 비수도권 발전소의 전기를 수도권보다 싸게 사는 제도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이 제도는 할인에 따른 한전의 손실을 일부 메우려는 방안으로 추진된다. 한전이 발전소에서 전기를 더 싸게 사서 줄어든 매출의 일부를 채우는 구상이다.
발전소에 덜 줘서 메울 금액은 보도마다 다르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전한 방안에서 도매가격 인하 몫은 약 1조 원이다. 나머지는 한전 1조3천억 원과 국가 재정 5천억 원이다. 더퍼블릭이 전한 방안에는 재정 몫이 없고, 도매가격 인하 몫이 약 1조5천억 원이다. 2조8천억 원 가운데 36%와 54%다. 정부가 확정한 비율은 아니다.
보도된 방안이 채택되면 그 몫은 비수도권 발전소가 덜 받는 돈이 된다. 전력거래소는 10월 설명회에서 지난 1년(2025년 7월~2026년 6월)을 모의로 계산해 보였다. 해줌이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그 계산에서 비수도권에 따로 낮은 가격이 매겨지는 시간은 한 해의 31.4%였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평균 가격 차이는 1킬로와트시(kWh)당 약 10.6원으로 나왔다. 규칙을 고치는 과정에서 이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손해는 발전소마다 고르게 나뉘지 않는다. 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 다섯 공기업은 한전이 거느린 자회사다. 뉴스핌에 따르면 이들이 덜 받는 만큼 한전도 전기를 더 싸게 산다. 그래서 한전과 자회사를 합친 연결 장부에서는 이 손익이 상쇄되는 구조다.
그 밖의 민간 발전사는 줄어든 수입을 그대로 떠안는다. 뉴스핌에 따르면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실은 가격이 10.6원 낮아진다고 가정해 계산했다. 그 추산으로 비수도권 발전사 전체의 수입은 한 해 약 1조 원 준다. 이 가운데 민간 발전사 17곳의 몫이 약 6600억 원이다.
민간 발전사들은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 더퍼블릭에 따르면 민간 석탄발전사 4곳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사 4곳 등이 가처분 신청을 검토 중이다. 제도 시행을 법원 결정으로 멈춰 달라는 절차다. 이들은 12월 전기위원회 심의·의결 시점에 맞춰 움직일 방침이라고 한다. 해줌의 정리로는 태양광 사업자들도 태양광이 몰린 지역의 판매 단가가 내려갈 것을 걱정한다.
이 규칙을 바꾸는 절차에 국회 표결은 들어 있지 않다. 지역별 가격제는 전력거래소가 정하는 전력시장운영규칙에 들어간다. 전기사업법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이 규칙을 바꿀 때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승인을 받는다. 장관은 승인하기 전에 기후부에 둔 전기위원회의 심의를 거친다.
법률 문구에도 전국을 한 가격으로 묶으라는 대목은 없다. 전기사업법은 전력시장의 거래가격을 시간대별 수요와 공급에 따라 정한다고 적었다. 2024년 산업통상자원부도 현행 법령으로 도매가격 차등을 먼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쪽 논리에도 근거가 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2010~2024년 비수도권 발전설비는 134.8% 늘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 발전설비는 26% 늘었다. 송전망이 꽉 찬 시간에는 비수도권 전기가 수도권으로 다 가지 못한다. 그 시간의 값을 낮게 매겨 새 발전소는 수도권에, 공장은 지방에 짓게 하려는 것이 제도의 취지다.
그러나 이미 지은 발전소는 옮길 수 없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월 26일 국정감사에서 "지역별 도매가격제 도입으로 에너지 사업자들의 투자 신뢰도가 굉장히 문제가 되고 있다"고 했다. 박수민 의원은 할인 재원을 "이미 투자를 마친 민간 발전사에 떠넘기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했다. 김성환 장관은 "손실이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는 연내 도입을 목표로 한다. 그 전에 정부가 답할 물음은 둘이다. 2조8천억 원 가운데 발전소에 덜 줘서 메우는 몫은 정확히 얼마인가? 공기업 몫을 빼면 민간 석탄·LNG 발전사와 태양광 사업자는 각각 얼마를 덜 받는가?
보도된 방안이 채택되면 지방 공장이 받을 할인의 3분의 1 이상을 발전소가 덜 받는 돈으로 메운다. 그 금액은 아직 정부 설계안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다.
출처 9건 펼치기
정부·국회·국제기구·법령 1건
- 국가법령정보센터, 전기사업법. 전력거래가격, 전력시장운영규칙 승인과 전기위원회 심의.
언론 보도와 그 밖의 자료 8건
-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설계안 공개(KDI 경제정보센터 수록), 2026.8.26. 최대 10% 인하, 연간 약 2조8천억 원, "전력시장 지역별 가격제와 연계해 설계", 연내 도입 목표.
- 머니투데이, 기후장관 "지역별 전력도매가격, 발전사 손실 우려 최소화 할 것", 2026.10.26. 김성환 장관·신정훈 의원 발언, 제도의 목적.
- 에너지경제신문, 기업 유치하려 전기료 낮추는데 동해안 발전사 먼저 고사할 판, 2026.10.19. 재원 방안(한전 1조3천억 원, 재정 5천억 원, 도매 약 1조 원).
- 더퍼블릭, "최소 원가 회수도 어려워"…민간 발전사, '지역별 전기료 차등제' 집단 반발, 2026.10.24. 재원 방안(한전 1조3천억 원, 도매 약 1조5천억 원), 민간 석탄·LNG 발전사 가처분 검토, 12월 전기위원회 일정.
- 해줌, 지역별 한계가격제(LMP) 도입 논의: 전력거래소 설명 내용 정리, 2026.10. 전력거래소 설명회 모의분석(2025.7~2026.6, 31.4%, 약 10.6원), 태양광 사업자 우려.
- 뉴스핌, 기후부, 지역 전기요금 할인에…민간 발전사 6600억 손실, 2026.10.26. 박수민 의원실 추산(10.6원 가정, 전체 약 1조 원, 민간 17곳 6600억 원), 발전 5사 연결 상쇄, 박수민 의원 발언.
- 에너지경제연구원 수록 연합뉴스, 산업부, 지역별 전력 도매가격·소매 전기요금 차등화한다(종합), 2024.5.22.
- 머니투데이, 옮길 수도 없는 발전소…전기요금 차등제에 지방 발전사 부담, 2026.10.16. 2010~2024년 발전설비 증가율, 제도 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