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Youngjin · File:Government Complex Sejong 20190611 Main Entrance.jpg · CC BY-SA 3.0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정보공개포털에 주민등록등본과 암 진단서가 올라가 있었다. 정보공개포털은 청구하지 않아도 누구나 정부 결재문서를 찾아 내려받는 사이트다. 철거 보상을 받거나 병가를 낸 사람의 서류가 결재문서에 붙은 채 공개됐다. 행안부는 4일 원문 내려받기를 멈췄고, 5일 설명자료를 내 사과했다. 같은 5일 행안부는 정보공개를 넓히는 법 개정안도 발표했다. 정부에 낸 서류를 공개 전에 걸러 내는 일은 누가 맡고, 개정안은 그 일을 어떻게 다룰까?
노출은 시사저널이 4일 처음 보도했다. 경향신문이 옮긴 보도에 따르면 최소 22개 기관 문서 35건의 첨부파일에서 개인정보가 나왔다. 동아일보는 철거 보상 문서에 민간인 두 가구의 주민등록등본 원본이 붙어 있었다고 전했다. 병가 신청서의 진단서에는 암 진단명이, 해외 출장 문서에는 전자항공권이 있었다.
다만 정확한 규모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행안부는 원문이 기관 시스템과 이어져 있어 노출 규모를 기관별로 확인하고 있다. 행안부는 모든 공공기관에 공개 문서를 전수 점검하라고 요청했다.
행안부는 문서를 올린 기관이 설정을 빠뜨렸다고 본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행안부 관계자는 "일부 기관에서 원문정보를 공개할 당시 비공개로 설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일부 개인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 조문도 공개 판단을 기관에 둔다. 정보공개법은 중앙행정기관 등이 "공개대상으로 분류된 정보"를 청구 없이 정보공개시스템에 올리도록 정한다.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 같은 개인정보는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 공개되면 사생활의 비밀이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때다. 그런 우려가 있는지는 정보를 가진 공공기관이 판단한다.
개인정보보호법도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관에 책임을 둔다. 이 법은 건강 정보를 민감정보로 따로 묶어 처리를 제한한다. 기관마다 유출을 막는 안전조치를 하게 하고, 유출되면 당사자에게 알리게 한다.
그러나 포털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행안부다. 정보공개법은 통합정보공개시스템의 구축과 운영을 행안부 장관에게 맡긴다. 정보공개 제도를 기획하고 총괄하는 것도 행안부 장관이다. 이번 설명자료에서 행안부는 포털 안의 "개인정보 필터링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적었다. 필터링 소프트웨어를 새로 들이겠다고도 했다.
행안부가 공개 정보의 개인정보 문제로 재발 방지를 약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9월 정책브리핑에 실린 해명에서 행안부는 부적절하게 공개된 정보 10여 건을 지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보공개 처리시 별도 검토 단계를 추가하는 등 시스템 기능도 보완"했다고 적었다. 담당자 개인정보 보호 교육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6년 뒤 이번 설명자료도 교육과 모니터링 강화를 약속했다.
행안부는 다른 사이트의 개인정보 사고로 올해 제재도 받았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5월 정부24 사고 등으로 행안부에 과징금 2억7300만 원을 매겼다. 정부24는 행안부가 운영하는 민원 사이트다. 2024년 4월 이곳에서 소스코드 오류로 1233명의 개인정보가 다른 사람에게 공개됐다. 개인정보위는 시스템의 "최종 책임 주체인 공공기관"에 안전조치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사과와 같은 날 나온 정보공개법 개정안은 공개를 넓히는 쪽이다. 행안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입법예고는 6일부터 12월 16일까지다. 개정안은 비공개 사유 다섯 가지의 기준을 좁힌다. 개인정보 사유도 "비공개 범위를 축소하거나 자의적 해석을 줄일 수 있도록" 정비했다고 적었다.
개정안의 목적은 기관이 정보를 지나치게 감추는 일을 줄이는 데 있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개정안이 "자의적인 비공개를 막고" 정보공개를 넓히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정보 사유를 어떤 문장으로 좁히는지는 보도자료에 나오지 않는다.
행안부가 밝힌 개정안 주요 내용에는 원문을 올리기 전에 개인정보를 거르는 절차가 없다. 그러면서 개정안은 청구 전에 미리 공개하는 정보의 대상을 늘린다. 건강·안전 정책 정보, 감사 정보, 연구용역 결과, 위원회 회의록 등이다.
정부가 답할 물음이 남는다. 등본과 진단서가 노출된 사람들은 그 사실을 통지받았는가? 2020년에 더했다는 검토 단계는 이번 첨부파일을 왜 거르지 못했는가? 기관별 전수 점검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진단서 노출을 안 다음 날, 행안부는 공개를 넓히는 법안을 발표했다. 행안부가 밝힌 그 법안의 주요 내용에 공개 전 개인정보 점검은 없었다.
출처 9건 펼치기
정부·국회·국제기구·법령 6건
- 행정안전부, 설명자료 「정부 공식 포털에서 주민번호 암 진단서까지 줄줄 샜다(시사저널)」, 2026.11.5. 사과 문구, 원문정보 다운로드 일시 중단, 전수 점검 요청, 필터링 시스템 정비·소프트웨어 신규 도입, 교육·모니터링 강화.
- 행정안전부, 보도자료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은 두텁게 정보공개 문화는 건전하게」, 2026.11.5. 입법예고 기간(11.6.~12.16.), 비공개 사유 구체화, 개인정보(6호) 기준 정비, 사전정보 공표 대상 확대, 장관 발언.
- 국가법령정보센터,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원문공개, 비공개 대상 정보(개인정보), 통합정보공개시스템, 제도 총괄 조항.
- 국가법령정보센터, 개인정보 보호법. 민감정보 처리 제한, 안전조치의무, 유출 통지 조항.
-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안전조치 및 수탁자 감독 의무 위반한 5개 기관·업체 제재」, 2026.5.28. 정부24 1233명 공개, 과징금 2억7300만 원, "최종 책임 주체인 공공기관".
- 정책브리핑, 「9월 15일 오늘의 바로잡는 언론보도」 행정안전부 해명, 2020.9.15. 정보 10여 건 삭제, 별도 검토 단계 추가, 담당자 교육 강화.
언론 보도와 그 밖의 자료 3건
- 경향신문, 「개인정보까지 공개해버린 정보공개포털…행안부 사과」, 2026.11.5. 시사저널 4일 보도(최소 22개 기관 문서 35건), 행안부 관계자 발언.
- 동아일보, 「정부 '정보공개포털'서 주민번호-암 진단 등 정보 노출」, 2026.11.6. 철거 보상 문서의 주민등록등본, 병가 진단서, 출장 문서의 항공권.
- 연합뉴스, 「정보공개포털서 개인·민감정보 노출…행안부 "심려끼쳐 송구"」, 2026.11.5. 4일 확인·중단, 기관별 노출 규모 확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