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Jangg8962 (User:Jangg8962) · File:경상북도청.jpg · CC BY-SA 4.0
정원이 40명인 의대와 100명인 의대는 교수가 몇 명 필요할까? 의학교육 인증 기준이 정한 최소 인원은 둘 다 같다. 의료법에 따르면 국내 의대 졸업생은 이 인증을 받은 의대를 나와야 의사 국가시험을 거쳐 면허를 받는다. 새로 세울 두 국립대 의대는 이 교수들을 어떻게 구할까?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4일 보도자료에서 전남 순천의 국립순천대와 경북 안동의 국립경국대에 의대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정원은 순천대 60명, 경국대 40명이다. 두 정원을 합친 100명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가 2월에 정한 2030~2031년 지역의대 몫이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2030년에 문을 열면 1998년 제주대 의대 이후 32년 만의 새 의대다.
정원은 작지만, 인증 기준의 최소 교수 수는 정원에 따라 줄지 않는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인증 기준은 기초의학 전임교수를 "총 25명 이상"으로 정했다. 또 학생 실습을 주로 맡는 주 교육병원의 임상의학 전임교수는 "총 85인 이상"이다. 둘만 더해도 110명이다. 기준은 이 밖에 의학교육과 의료인문학을 맡는 교수도 따로 두게 했다. 동아일보는 이를 더해 두 대학이 각각 최소 112명을 확보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교수 기준은 개교 전과 개교 뒤에 다르게 따진다. 개교 전 예비인증에서 교수 항목은 확보 계획이 있으면 된다. 그러나 개교 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단계마다 받는 임시인증에서는 교수 기준 자체를 본다. 의평원 판정 가이드는 기초와 임상 교수 기준을 임시인증에서 반드시 충족할 네 가지 기준에 넣었다. 다만 기준표에는 교육과정에 따라 적용 시기가 다를 수 있다는 주석이 붙어 있다.
정원이 작으면 같은 수의 교수가 가르치는 학생이 적다. 작은 의대가 비효율이라는 말은 정부 안에서도 나왔다. 조규홍 당시 복지부 장관은 202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정원 50명 이하 의대 17곳을 거론했다. 트윅에 따르면 그는 "효율적으로 교육하려면 정원이 최소 80명 이상 돼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4일 정부 발표에는 교수를 어디서 어떻게 구할지가 없다. 보도자료의 질의응답 10개 가운데 8개는 선정 경위와, 탈락한 국립목포대 쪽의 문제 제기를 다룬다. 교원 확보는 정원을 60명과 40명으로 나눌 때 따진 교육 여건의 하나로 나온다. 의대와 교육병원의 구체 계획은 지자체와 대학, 전문가가 참여하는 추진단이 앞으로 만든다.
돈을 나누는 방법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국대 의대와 교육병원에는 총사업비 약 6300억 원이 든다. 경북도청 신도시 13만362㎡ 부지에 의대와 500병상 이상 대학병원을 짓는 비용이다. 그러나 정부 발표에는 두 대학 어느 쪽의 사업비도 없다. 한겨레에 따르면 국비와 지방비 분담은 추진단에서 확정한다.
교수를 찾는 곳은 두 대학만이 아니다. 동아일보와 중앙일보에 따르면 2030년에는 전북 남원에 정원 100명의 국립의학전문대학원도 문을 연다. 게다가 기존 지방 의대도 교수를 구하기 어렵다. 광주와 전남을 합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동아일보에 "기초의학 교수는 자격을 충족하는 사람을 구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물론 경북도 쪽의 준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국대 의대는 2032년까지 전임교원 112명 이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대구와 수도권 의대 교수들과 협의해 전임교원 10여 명을 먼저 확보했다. 칠곡경북대병원, 안동병원과는 임상교육과 전공의 수련 협약을 맺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정부도 개교 초기 수업에 생명과학, 화학 등 기존 교수진을 쓰는 방안을 검토한다.
교수 기준을 채웠는지는 뒤에 정원을 늘릴지 정할 때도 본다. 지금 정한 정원은 2031년 입학생까지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29년에 필요한 의사 수를 다시 계산하면서 2032년 이후 추가 정원을 논의한다. 이때 정부가 볼 항목에는 대학의 준비도와 의평원 인증 상황이 들어 있다.
정원 배정을 두고 다툼도 남아 있다. 정부는 복수의 외부 법률자문을 거쳐 순천대 추천 과정에 "추천을 반려하여야 할 수준의 하자는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연합뉴스 보도를 보면 목포대는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한 소송과 헌법소원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의대 6년 가운데 앞 2년을 마친 첫 입학생이 본과에 오르는 2032년까지는 약 6년이 남았다. 추진단은 두 의대가 각각 110명 넘는 교수를 언제까지, 어디서 구할 계획인가? 경국대 6300억 원 가운데 국비와 지방비는 각각 얼마인가? 정원 40명은 정부가 정했다. 그러나 교수 110여 명을 구할 방법과 6300억 원의 국비·지방비 몫은 정부 발표에 없다.
출처 12건 펼치기
정부·국회·국제기구·법령 2건
- 교육부·보건복지부, 의대 신설 지역/대학 선정 및 정원 배정(보도자료, 붙임 주요 Q&A 포함), 2026.11.4. 정원 배정 사유, 2032년 이후 추가 정원 논의, 추진단·지원단, Q1~Q10.
- 국가법령정보센터, 의료법 제5조(의사 면허와 평가인증), 2026.10.2 시행본.
언론 보도와 그 밖의 자료 10건
-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의학교육 평가인증 기준 ASK2026(2025.12.19 일부수정), 35~38쪽(K.5.1.1~K.5.1.4 [주]).
-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신설 의과대학 단계별 평가인증 기준(ASK2026), 예비인증과 임시인증 1~6단계(1~6학년).
- 한국의학교육평가원, ASK2026 신설대학 평가인증 판정 가이드, 임시인증의 핵심 4개 기준.
- 연합뉴스, 경북 숙원 국립의대 신설 확정, 지역사회 환영…의료격차해소 기대, 2026.11.4. 경북도의 사업비·부지·병상·교원 확보 계획·협약.
- 한국일보, 순천대 60명·경국대 40명 의대 신설 확정... 탈락한 목포대 반발, 2026.11.4.
- 한겨레, 신설 의대 100명 중 지역의사는 몇 명…지역·필수의료 살릴 열쇠는, 2026.11.4.
- 동아일보, 32년만에 의대, 순천대-경국대에 만든다, 2026.11.5.
- 중앙일보, 순천대 60명·경국대 40명, 2030년 첫 의대생 뽑는다, 2026.11.5.
- 트윅, "소규모 의대 17곳 정원 각각 80명 이상 늘려야", 2023.10.26.
- 연합뉴스, 전남광주 서남권 "교육부, 의대 선정 보류…근거 공개하라"(종합), 2026.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