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H. Y. Shin 000 (User:H. Y. Shin 000) · File:대치동 20190404 104737.jpg · CC BY 4.0
수도권에서 착공했다고 집계된 공공주택 4채 중 1채는 올해 9월까지 공사가 1%도 진행되지 않았다. 공사가 몇 퍼센트까지 왔는지를 나타내는 공정이 1% 미만이었다. 정부는 공급 목표를 착공 물량으로 잰다. 입주를 기다리는 사람은 착공 숫자로 입주 시기를 가늠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에 낸 자료를 동아일보가 4일 전했다. 자료에 따르면 2023~2025년 수도권에서 착공한 공공주택은 7만3743채다. 이 가운데 23.9%인 1만7629채의 공정이 9월 기준 1% 미만이었다. 서류에 착공으로 적힌 집의 상당수가 공사를 거의 시작하지 않았다면, 착공 숫자로 공급 목표를 잴 수 있을까.
정부는 지난해 9월 7일 주택공급 대책(9·7 대책)을 냈다. 이 대책에서 공급 목표의 기준을 지자체가 짓기를 허락하는 인허가에서 착공으로 바꿨다. 국토교통부의 주택공급 확대방안은 착공을 고른 까닭을 이렇게 적었다. "'착공'은 3~6개월 내 분양되어 소유자가 정해져 공급 체감도가 높고, 착공되고나면 대부분 준공되는 만큼 목표치의 신뢰성이 높음". 정부는 이 기준으로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 호를 착공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착공 신고를 하고도 공사를 하지 못한 사업지가 경기도에 여럿 있다. 성남시 중원구의 행복주택 사업지(502채)는 2024년 11월 착공했지만 지금까지 공사를 하지 못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학생들이 다닐 길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평택고덕 Ab-35블록(753채)도 지난해 6월 착공 신고를 했지만 실제 공사가 늦어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철거도 끝나지 않은 사업지가 착공 실적에 들어갔다. 도봉구 방학역세권(420채), 쌍문역세권동측(639채), 은평구 연신내역세권(392채)이다. 모두 낡은 도심을 공공이 다시 개발하는 사업지다. 세 곳은 지난해 12월 착공한 것으로 서류상 집계됐다. 그러나 지금은 각각 철거, 이주 준비, 땅과 건물 주인과 보상을 협의하는 단계에 있다. LH는 "과거 착공 기준을 사업협약서 작성 시점으로 설정해 생긴 일"이라며 "기준 변경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H가 든 사업협약서 작성은 착공 신고와 다른 절차다. 착공 신고는 공사를 시작한다고 지자체에 알리는 일이다. 국토부의 주택건설실적 통계는 지자체의 허가·신고 같은 행정 정보로 만든다. 더팩트에 따르면 지자체가 시스템에 입력한 정보를 받아 가공한다.
착공 신고로 세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고 LH는 설명한다. 이성훈 LH 사장은 지난달 12일 국정감사에서 이렇게 답했다. "예나 지금이나 착공은 서류상 착공계를 내면 착공으로 인정을 했습니다." 착공계는 착공 신고서를 말한다. 이 사장은 "실제 어떤 게 실제 착공인지는 명확하지 않아서" 어느 정부나 서류를 내는 것을 착공으로 센다고 덧붙였다. 다만 매입임대에서 쓴 '실착공'이라는 말은 "용어로 인해 발생한 혼선인 만큼 수정하겠다"고 했다.
물론 공정 1% 미만이 모두 서류만의 착공이라는 뜻은 아니다. 인천 계양 A6블록(663채)은 지난해 12월 착공 신고를 했고, 올해 7월 땅을 고르는 공사를 시작했다. LH는 "9월 기준 서류상 공정은 0.15%지만 현재 공정은 1.9%"라고 했다. 또 2023~2024년 착공분은 9·7 대책이 나오기 전에 집계됐다.
그러나 서울 세 곳이 착공으로 잡힌 때는 9·7 대책 뒤다. 세 곳은 대책 석 달 뒤인 지난해 12월 착공으로 집계됐다. 대책 문서는 정부가 "공급목표를 '착공'으로 일원화하여 관리"한다고 적었다. 정부가 공급 목표를 착공으로 재기로 한 뒤에도, 철거가 끝나지 않은 사업지가 착공으로 잡혔다.
공사 전에 착공으로 세는 일을 규칙으로 정한 사업도 있다. 민간이 지은 집을 LH가 사들여 임대하는 신축 매입임대다. 폴리뉴스에 따르면 LH는 지난 6월 이 사업에 '신속착공'을 도입했다. 착공신고필증을 받으면 '착공', 실제 공사에 들어가면 '실착공'으로 나눠 정의했다. 실착공은 착공 뒤 6개월 안에 하면 된다. LH는 4분기에 착공할 수도권 매입임대 2만9000호 가운데 2만1000호를 이 방식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9·7 대책 뒤 정부가 발표한 착공 실적에 협약서 기준으로 센 물량은 얼마나 들어 있는가? 공정 1% 미만인 1만7629채는 언제 실제 공사를 시작하는가? LH는 기준 변경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지만, 바꾸는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지금 LH의 착공 숫자에는 공사를 거의 시작하지 않은 집이 4채 중 1채 들어 있다. 이 숫자만으로는 135만 호 목표에 얼마나 다가갔는지 알기 어렵다.
출처 4건 펼치기
언론 보도와 그 밖의 자료 4건
- 동아일보, LH가 김은혜 의원실에 낸 자료(2023~2025년 수도권 착공 7만3743채, 9월 공정 1% 미만 1만7629채·23.9%), 성남 행복주택·평택고덕 Ab-35·계양 A6·서울 도심복합 3곳 사례, LH 설명, 2026.11.4.
-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국토교통부 「주택공급 확대방안」(2025.9.7) 자료(착공 기준 관리, 수도권 135만 호). 원문 3쪽("'착공'은 3~6개월 내 분양되어…", "공급목표를 '착공'으로 일원화하여 관리").
- 더팩트, 국토부 주택건설실적 통계 작성 방식(세움터 지자체 허가·신고 정보), 2025.9.30.
- 폴리뉴스, 2026 국정감사 국토위: 이성훈 LH 사장 답변(서류 기준 집계, '실착공' 용어 수정), LH 신축 매입임대 '신속착공'(착공·실착공 정의, 4분기 2만9000호 중 2만1000호), 2026.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