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Salamander724 · 2013-12-28 KCTU General Strike 1.jpg · Public domain
양대 노총은 7일 서울 도심에서 따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초광역특구법안 철회를 요구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 법안을 "노동시간과 노동권에 대한 예외를 확대하고, 노동관계법 적용까지 배제하려는 시도"라고 했다. 이 법안은 지방에 전략산업 특구를 지정해 기업에 규제 특례를 주는 내용이다. 특례가 통과되면 특구 기업은 주 52시간 한도를 일부 직원과의 합의로 달리 정할 수 있다. 노조가 말하는 '적용 배제'는 법안 원문의 어디에, 누구에게 해당하나?
근로시간·기간제·파견 특례는 국회에 나온 초광역특구법안 네 건 가운데 한 건에만 있다. 10월 20일 민주당 박상혁 의원 안은 노동 특례를 담았고, 이튿날 최기상 의원 안은 뺐다. 10월 30일 윤준병 의원 안에도 근로기준법 특례는 없다. 11월 3일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이 낸 넷째 안은 규제특례로 근로시간·고용안정 규정을 완화할 수 없게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향후 병합 심사를 통해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상혁 안과 최기상 안은 노동 조항에서 갈린다. 박상혁 안에서 근로기준법, 파견법, 기간제법의 예외를 정한 곳은 조문 넷, 항목 다섯이다. 외국인투자기업 조항 하나에 휴일과 파견이 함께 들었다. 최기상 안에는 이 세 법의 예외 조항이 하나도 없다.
가장 큰 항목은 주 52시간 예외다. 특구 기업은 소득 상위 3% 근로자와 서면으로 합의하면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 연장·야간·휴일근로를 "달리 정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의 주 40시간과 연장 12시간 한도, 연장근로 가산수당 50%가 모두 이 범위에 든다.
대상은 서울신문 등이 전한 '연구개발 종사자'보다 넓다. 원문은 한국표준직업분류의 '관리자'와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직업 전체를 대상으로 적었다. 신상품·신기술 연구개발은 두 번째 직업군 안의 한 예로 나온다. 상위 3%를 어느 집단에서 세는지도 법안에 없다. 전국 근로소득자의 3%인지, 특구 기업 직원의 3%인지에 따라 대상 인원이 달라진다.
이 합의는 과반수 노조 같은 근로자대표가 아니라 근로자 한 사람과 한다. 반면 같은 안의 선택근로 특례는 근로자대표와의 합의를 요구한다. 건강을 지킬 장치는 대통령령에 맡겼고, 주당 상한이나 쉬는 시간 같은 숫자는 원문에 없다.
나머지 네 항목은 선택근로, 기간제, 휴일, 파견에 관한 것이다. 선택근로제는 근로자가 출퇴근 시각을 정하고 일정 기간의 평균으로 근로시간을 맞추는 제도다. 이 기간은 지금 1개월, 연구개발은 3개월인데 박상혁 안은 6개월까지 늘린다. 기간제 근로자는 본인이 서면으로 합의하면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까지 늘릴 수 있다. 기간 없는 계약으로 바꾸지 않고 계약을 끝내면 회사는 '공정수당'을 줘야 한다. 특구 안 외국인투자기업은 유급휴일 대신 무급휴일을 줄 수 있다. 이 기업에는 노동부 장관이 파견 업무와 기간을 넓힐 수도 있다.
노조가 말한 '적용 배제'는 원문의 일부에만 들어맞는다. 박상혁 안의 노동 조항에서 "적용하지 아니한다"는 문구는 외국인투자기업 조항에만 나온다. 주 52시간 특례는 법 적용을 빼지 않고 합의로 달리 정하게 한다. 외국인투자기업의 무급휴일과 파견 확대 특례는 경제자유구역법에도 있다.
물론 지금 법에도 연구 인력의 시간을 늘릴 길은 있다. 재량근로제는 정해진 업무에서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한 시간을 일한 것으로 보는 제도다. 시행령은 연구개발 업무를 그 대상으로 적었다. 노동부 인가를 받아 주 52시간을 넘기는 특별연장근로도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정부는 2025년 3월 반도체 연구개발의 인가 기간을 최대 6개월로 늘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월 23일 "새로운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느냐"며 기존 제도를 손보는 방법을 논의하라고 했다.
주 52시간 예외를 두고 국회의 말은 엇갈린다. 최기상 안 공동발의자인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이 특례를 두고 "노동법의 근간을 이루는 조항들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위헌 가능성을 제기했다. 10월 27일 국정감사에서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그런 주장이 가능할 것 같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번 기회에 주52시간제가 풀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특별법은 올해 1월 주 52시간 예외 없이 통과했다.
법안은 국회 특별위원회가 심사한다. 국회는 5일 본회의에서 위원 18명의 특위 구성결의안을 의결했다. 특위의 활동 기한은 2027년 1월 31일이다. 노사정 실무협의체는 13일 8차 회의를 연다.
상위 3%는 전국 근로소득자의 3%인가, 특구 기업 직원의 3%인가? 연구직 예외로 소개된 특례에 관리자와 전문가 직군 전체를 넣은 까닭은 무엇인가? 노조가 반대하는 노동 특례 다섯 항목은 박상혁 안에만 있다. 그 가운데 주 52시간 예외의 대상은 관리자와 전문가 직군 전체의 상위 3%다. 누구 중 3%인지는 정하지 않았다.
출처 16건 펼치기
정부·국회·국제기구·법령 10건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박상혁의원 등 24인, 의안번호 2221973), 2026.10.20 제안. 의안 원문 제77조(외국인투자기업 특례), 제132조(연구개발업무 등 종사자 근로시간 특례), 제133조(선택적 근로시간제 특례), 제134조(기간제근로자 특례), 공동발의자 명단.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같은 이름의 특별법안(최기상의원 등 19인, 의안번호 2221990), 2026.10.21 제안. 의안 원문 제74조(외국인투자기업 특례), 공동발의자 명단.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같은 이름의 특별법안(윤준병의원 등 10인, 의안번호 2222355), 2026.10.30 제안.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지방주도성장과 지역상생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서왕진의원 등 12인, 의안번호 2222452), 2026.11.3 제안. 의안 원문 제5조(규제특례의 한계).
-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의안번호 2222446), 2026.11.5 본회의 원안가결. 위원 18인, 활동기한 2027.1.31.
- 고용노동부, (참고) 초광역특구법 관련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 제7차 실무협의체 개최, 2026.11.6. 8차 회의 11.13.
- 국가법령정보센터, 근로기준법, 2026.10.8 시행본. 제50조~제57조, 제58조(재량근로).
- 국가법령정보센터, 근로기준법 시행령, 2025.10.23 시행본. 제31조(재량근로 대상 업무).
- 국가법령정보센터,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 2026.6.2 시행본. 제17조(다른 법률의 적용배제 등).
- 국가법령정보센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2021.5.18 시행본. 제4조(사용기간 2년).
언론 보도와 그 밖의 자료 6건
- 연합뉴스, 서울 곳곳 집회…양대노총 '특구법 철회'·국힘 '특검법 규탄', 2026.11.7. 한국노총·민주노총 대회, 김동명 위원장 발언.
- SBS Biz, 與, '초광역특구법' 발의…'주 52시간 특례' 포함·미포함안 제출, 2026.10.20. 한병도 원내대표 발언.
- 서울신문, 메가특구 '주 52시간 예외' 열어둔 여당… '투트랙 입법 전략', 2026.10.21.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 발언.
- 경향신문, 메가특구 52시간제, '특례' 대신 연장근로 손보나, 2026.10.27. 대통령 10.23 발언, 특별연장근로 지침, 이용우 의원 발언과 김영훈 장관 답변.
- CEO스코어데일리, K-반도체 지원 '반도체특별법' 국회 통과…"'주 52시간제 예외' 결국 빠졌다", 2026.1.30.
- 연합뉴스, 노사정, 초광역특구 주거·교육지원 논의…내주 주52시간 특례, 2026.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