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마곡광장. 2024년 촬영된 자료사진이다.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마곡광장. 2024년 촬영된 자료사진이다.
사진: Striker9498 · 20240206 마곡광장.jpg · CC BY-SA 3.0

서울 강서구 마곡동 아파트 옆 도로 밑에서 6일 오후 8시 18분께 열수송관이 터졌다. 열수송관은 지역난방용 뜨거운 물을 아파트로 보내는 관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소방 당국은 7일 오전 1시께 현장에서 화상 환자가 생겼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관이 터져 생긴 구멍에 빠진 40대 남성은 몸의 60%에 2~3도 화상을 입었다.

인근 8천965세대의 난방과 온수도 끊겼다. 서울에너지공사는 7일 오전 8시 45분께 복구를 마쳤다. 그날 아침 서울 최저기온은 0.5도로 올가을 들어 가장 낮았다. 서울에너지공사가 열수송관으로 난방을 대는 공동주택은 강서·양천·노원 등의 26만5천 세대다. 서울시와 서울에너지공사는 땅속 노후관을 약속한 만큼 바꿔 왔을까.

사고관이 언제 묻혔는지, 왜 터졌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강서구청 등은 배관 노후화를 포함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원인이 나오기 전에는 이번 사고를 노후관 탓이라고 할 수 없다. 다만 노후관을 계획대로 바꿔 왔는지는 공개 자료로 알 수 있다.

서울시의 노후 열수송관 교체 목표 길이는 2022년 처음 계획 뒤 두 차례 줄었다. 서울시는 교체 사업비를 공사에 자본금으로 넣는 출자금으로 대 왔다. 해마다 그해 출자액을 두고 시의회 동의를 받았다. 2025년 8월 낸 출자 동의안을 시의회가 검토한 보고서에 그 과정이 있다. 2022년 처음 계획은 2026년까지 49.6km를 바꾸는 것이었다. 2023년에는 41.6km로, 2025년 5월에는 26.7km로 목표를 바꿨다. 보고서에 따르면 마지막 조정은 출자금 범위 안에서 위험도와 중요도를 따져 물량을 고른 결과다.

그런데 실적은 줄어든 목표에도 못 미쳤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26.7km 가운데 2025년 말까지 바꾸기로 한 길이는 21.5km다. 보고서를 쓸 때까지 바꾼 길이는 13.5km였다. 이 사업 출자금의 집행률은 71.4%였다. 보고서에 실린 2026년 교체 사업은 5.2km로, 동북권인 중랑천과 당현천 두 구간이다.

목표에서 마지막에 뺀 14.9km는 언제 바꿀지 정해지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와 공사는 이 구간을 공사 자체 예산으로 순서를 정해 바꾸겠다고 했다. 그러나 2026년 이후의 구체적인 교체 계획은 보고서를 쓸 때까지 없었다. 김춘곤 의원(국민의힘)은 2025년 9월 임시회에서 "2026년 이후 잔여 구간에 대한 예산 계획이나 교체 로드맵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후관 전체와 비교하면 교체 목표는 더 작아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사의 열수송관 438.8km 가운데 2004년 이전에 묻어 20년이 넘은 구간은 265km다. 줄이기 전 목표 41.6km는 이 가운데 안전진단 C등급 구간을 포함해 고른 것이었다. 보고서 숫자로 계산하면 지금 목표 26.7km는 노후 구간의 10% 정도다.

안전진단 등급이 좋은 관에서도 사고는 났다. 이봉준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2022~2024년 열수송관 사고 16건 가운데 5건이 A·B등급 관에서 났다. 공사는 2024년 6월 교체 순서를 정하는 기준을 바꿨다. 관경 600A 이상인 큰 관, 그리고 공급이 끊기면 8천 세대 이상이 영향을 받는 구간을 먼저 본다.

노후관을 바꾸겠다는 서울시의 약속은 2018년에도 나왔다. 그해 12월 경기 고양시 백석역 근처 열수송관이 터져 1명이 숨지고 55명이 다쳤다(디지털타임스). 일주일 뒤 서울시는 지하시설물 안전관리대책을 내고 1985년에 묻은 목동 노후관을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시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에도 목동 공동구 인근 열수송관 누수 사고로 양천·구로구 5만8천여 세대의 온수와 난방이 끊겼다.

서울시와 서울에너지공사가 답할 물음이 남아 있다. 마곡 구간은 몇 년에 묻었나? 8천965세대가 끊긴 이 구간은 2024년 기준의 교체 순서에서 어디에 있었나? 서울시가 10월 26일부터 11월 6일까지 벌인 합동 점검에서 이 구간은 무엇이 확인됐나? 서울시는 마곡과 신정을 잇는 관로를 2029년 하반기까지 짓겠다고 했다. 관 하나가 끊겨도 다른 길로 열을 보내기 위한 관로다. 2026년까지 바꿀 노후관 목표는 49.6km에서 26.7km로 줄었다. 줄인 목표에서도 보고서를 쓸 때까지 바꾼 길이는 13.5km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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