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Cjb8293 · Republic of Korea capitol.jpg · CC BY-SA 4.0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0일, 전날 평양에서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이 자리에서 스텔스형 무인기를 처음 공개했고, 대량으로 만든 소형 자폭 드론도 늘어놓았다. 한국군이 지금 가진 저가·소모성 자폭 드론은 많지 않다고 국방부 관계자가 6월에 말했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드론과 드론을 막는 무기를 위해 8061억 원을 잡았다. 세금으로 낸 이 돈이 언제 부대의 무기가 되느냐는 납세자에게도 걸린 문제다.
한국군 드론이 부족하다는 데는 여야 의원과 방위사업청장의 말이 같다. 지난달 13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잇단 드론 추락을 들며 "지금 격차가 많이 나지 않나"라고 따졌다. 무기 구매를 맡는 방위사업청의 이용철 청장은 "최근 전장에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저가형 자폭드론, 소모성 드론에 부족함이 많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성 의원이 든 추락 가운데 하나가 8월 바다에 떨어진 자폭 무인기다. 그러나 이 추락의 원인과 구매가 늦는 이유는 서로 다르다. 살펴볼 것은 두 가지다. 시험장에서 떨어진 드론, 그리고 드론을 정하고 사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첫째, 시험장에서 떨어진 드론의 원인은 구매 절차가 아니라 발사관이었다. 해군과 국방과학연구소(ADD)는 8월 25일 중형 자폭 무인기 두 대를 날렸다. 대형 수송함 마라도함에서 한 첫 해상 시험이었고, 두 대 모두 몇 초 만에 바다로 떨어졌다. 조선비즈에 따르면 발사관 문이 제자리에 맞지 않은 정렬 이상이 원인이었다. ADD 관계자는 "무인기와 전체시스템의 작동상태는 정상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 무인기는 2024년 시작한 ADD의 핵심기술 연구개발 과제로 만든 시험용 기체였다. 군이 사들여 부대에 배치하는 사업이 아니었으니, 구매 절차가 끼어들 자리도 없었다.
국방부가 정한 확보 시한은 2030년 전이다. 뉴스1에 따르면 국방부는 6월 26일, 한 번 쓰고 버리는 소모성 드론을 2030년 전까지 2만 대 넘게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2028년 정도부터 본격적으로 소모성 드론이 전력화"된다고 말했다. 전력화는 무기를 부대에 배치해 실제로 쓸 수 있게 하는 일이다. 미국의 저가 공격 드론 루카스(LUCAS)를 본뜬 한국형 장거리 자폭 무인기(K-LUCAS)도 2030년 이전 첫 도입이 목표다.
둘째, 드론을 정하고 사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다. 같은 국정감사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든 숫자는 6년 9개월이다. 소형 정찰 드론이 소요 결정부터 구매까지 그만큼 걸렸다는 것이다. 소요 결정은 군이 어떤 무기가 몇 대 필요한지 정하는 일이다. 김 의원은 드론·무인기 사업이 평균 8년 걸린다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평균 11년이던 소요 결정 기간을 18개월로 줄였다고도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지난달 30일 "방위사업법 등 절차를 지키는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속도를 앞세운 미국의 드론 사업 두 가지도 목표에 못 미쳤다. 미국 국방부가 2023년 8월 내놓은 '레플리케이터' 사업의 목표는 18~24개월 안에 자율 무인체계를 수천 대 배치하는 것이었다. 미국 의회조사국 보고서가 옮긴 전직 국방 관리의 말로는 그 시한까지 배치한 것은 수백 대였다. 다른 사업인 '드론 도미넌스'에서는 올해 3월 1차 경연을 거쳐 FPV 자폭 드론 2만2320대를 주문했다. FPV는 조종사가 드론 카메라 화면을 보며 모는 방식이다. 계획은 절반을 2개월 반, 나머지를 4개월 반 안에 받는 것이었다. 그러나 8월 25일까지 납품된 것은 1만3440대다. 이 매체는 원인을 부품 부족으로 봤다. 미국 국방수권법(NDAA) 규정이 값싼 중국산 부품을 금지했는데, 대신 쓸 부품이 넉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도 부품에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성 의원은 국감에서 국내 드론 배터리 국산화율이 20.6%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방위사업청은 상용 드론의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군용 드론과는 구분해야 한다고 답했다. 절차를 줄이더라도, 2만 대에 들어갈 배터리와 모터를 어디서 만들지는 따로 답이 필요하다.
국회는 절차를 줄이는 쪽으로 움직였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8월 31일 「국방첨단전력사업에 관한 법률안」을 함께 냈다. 참여연대 의견서에 따르면 이 법안은 법으로 정한 시험평가를 부대가 실제로 써 보는 평가로 대신하거나, 사전 인증으로 갈음할 수 있게 한다. 참여연대는 이 법안이 법정 시험평가와 검증 절차를 무력화한다고 비판했다. 8월의 추락은 시험을 어디서 하느냐가 결과를 바꾼다는 것을 보여 준다. 같은 발사관으로 지상에서 수십 차례 쏠 때는 추락이 없었지만, 바다에서 처음 쏘자 두 대 모두 떨어졌다. NEXT의 판단은 이렇다. 시험을 줄이는 만큼, 이런 결함을 대량 구매 전에 거를 장치가 법안에 있어야 한다.
정부가 답할 물음은 세 가지다. 소요 결정부터 구매까지 평균 8년을 몇 년으로 줄일 계획인가? 2030년 전까지 들여올 소모성 드론 2만 대의 배터리와 모터는 어디서 만드나? 시험평가를 부대 평가나 사전 인증으로 대신하면, 바다 같은 실제 환경의 결함은 대량 구매 전에 누가 거르나?
한국군 드론이 늦는 까닭으로 국회와 국방부가 꼽는 것은 바다에 떨어진 두 대가 아니라 드론을 정하고 사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그 시간을 줄이는 법안은 결함을 언제 거를지도 함께 정해야 한다.
출처 11건 펼치기
언론 보도와 그 밖의 자료 11건
- 한국일보, 북한 '무인항공기술발전-2026' 전시회와 국방부 관계자 발언, 2026.10.30.
- 딜사이트, 2027년 국방예산안의 드론·대드론 역량 강화 예산 8061억 원(올해 6788억 원), 2026.9.10.
- 데일리안, 2026 국감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성일종 의원,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발언), 2026.10.14.
- 조선비즈, 자폭무인기 추락 원인은 발사관 '정렬 이상'(ADD 설명, 핵심기술 연구개발 과제, 지상 시험 이력), 2026.8.28.
- 뉴스1(다음 전재), 국방 드론·대드론 발전 정책(소모성 드론 2만여 대, K-LUCAS), 2026.6.26.
- 시대일보, 김민석 의원의 드론 획득 기간 지적(6년 9개월, 평균 8년, 우크라이나 18개월), 2026.10.13.
- DefenseScoop, 미국 국방부 레플리케이터 발표(18~24개월 안 수천 대), 2023.8.28.
- 미국 의회조사국 IF12611, 레플리케이터 보고서(EveryCRSReport 사본), 2026.1.21.
- Inside Unmanned Systems, Drone Dominance 1차 FPV 납품 지연(8월 25일 기준 집계), 2026.8.25.
- 아주경제, 2026 국감 여야의 군 드론 전력 지적(배터리 국산화율, 방위사업청 답변), 2026.10.13.
- 참여연대, 국방첨단전력사업법 제정안 입법의견서(의안번호 2220937), 2026.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