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뉴타운의 아파트 단지. 자료사진이다.
서울 은평뉴타운의 아파트 단지. 자료사진이다.
사진: Xjoony · Eunpyeong New Town, Seoul.jpeg · CC BY-SA 3.0

10월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의 9월 30일 발언을 비판했다. 이 사장은 그날 생애 처음 집을 사는 사람의 대출 한도를 더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었다. 그는 국정감사에서 "앞으로 집값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점을 고려해서 드린 말씀"이라고 답했다. 이어 "집값이 계속 오른다면 경쟁적으로 집을 사야겠지만 안정이 되면 지금 바로 집을 사지 않아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했다.

한 달 반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집값이 크게 내리는 경우를 말했다. 대통령은 8월 30일 X에 주택담보대출 연체와 경매 물건이 많이 늘고 있다고 썼다. 이어 "주택가격이 폭락할 경우에 대비해" 정부가 집을 대량으로 사들이는 체계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폭락의 까닭으로는 조기 대량 공급과 투기 수요 억제, 고금리에 따른 연체와 경매 증가를 들었다. 이 사장이 국정감사에서 든 까닭은 주택 공급과 금리 상승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10월 첫째 주까지 87주 연속 올랐다.

공공주택을 짓는 기관의 사장이 국회에서 한 이 답변은 집을 지금 살지 미룰지에 관한 말이다. 그런데 대통령도 이 사장도 얼마나, 언제 내린다는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살펴볼 것은 두 사람이 든 세 가지다. 금리와 공급, 그리고 연체와 경매다. 이 셋을 하나씩 보면 정부 말에 맞는 숫자와 맞지 않는 숫자가 함께 나온다. 어느 한쪽 숫자만으로는 급락한다고도, 급락하지 않는다고도 말하기 어렵다.

서울 아파트값은 4년 전에 실제로 크게 내린 적이 있고, 이 사장도 2021년에 정점을 찍은 집값이 고금리로 많이 내려왔다고 말했다. 얼마나 내렸는지는 재는 곳에 따라 다르다. 실제로 신고된 거래 가격으로 만드는 한국부동산원의 실거래가격지수로는 24% 내렸다. 중개업소가 입력한 시세로 만드는 KB 지수로는 10% 내렸다. 실거래가는 거래가 적을 때 급매 몇 건에도 크게 움직인다. 두 지수 모두 지금은 그때의 고점을 넘었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와 KB 지수, 2021년 10월을 100으로 놓은 값
하락 폭은 각 지수의 고점에서 저점까지 잰 값이다. 실거래가격지수는 2021년 10월부터 14개월, KB 지수는 2022년 7월부터 22개월 내렸다. 자료: 한국부동산원, KB국민은행(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그래픽: NEXT

첫째는 금리다. 한국은행은 은행 대출 금리가 따라 움직이는 기준금리를 2021년 8월부터 17개월 동안 연 0.5%에서 3.5%로 올렸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그 사이에 내렸다. 그때의 인상 폭은 3%포인트였다. 올해는 7월과 8월 두 번에 걸쳐 0.5%포인트가 올랐다. 다만 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다. 8월 회의에서 금리를 정하는 위원들은 6개월 뒤 수준으로 지금보다 한 번 더 올린 값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낸 추정에 따르면 올해 인상의 효과는 1년 뒤 집값이 오르는 속도를 조금 늦추는 정도다. 값이 내린다는 추정은 아니다.

둘째는 공급이다. 이 사장은 "지금 저희가 공급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고, 대통령도 10월 11일 "조만간 주택 공급이 정상화된다"고 썼다. 실제로 올해 1~8월 서울에서 공사를 시작한 집은 1년 전보다 41.1% 늘었다. 다만 서울시 집계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착공한 아파트 열 채 가운데 여덟 채는 재개발·재건축 같은 정비사업이다. 정비사업은 인가를 받은 뒤에도 이주와 철거를 거쳐야 공사를 시작한다. 서울시가 올해 착공한 주요 단지로 꼽은 노원구 중계본동 재개발은 2021년 3월에 사업시행 인가를 받았다.

서울에서 공사를 시작한 주택, 2020년부터 2026년까지 해마다 1~8월 누계
자료: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실적통계(국가통계포털). 그래픽: NEXT

착공한 집에 들어가기까지도 몇 해가 걸린다. 올해 1~8월 전국에서 준공한 집은 27.2% 줄었다. 국토교통부는 2023년에 줄어든 착공이 "3년 정도 시차"를 두고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서울의 새 아파트 입주를 올해 2만 6천 가구로 내다봤다. 내년은 2만 2천 가구다. 국토교통부는 착공이 계획대로 되면 2028년부터 준공이 장기 평균을 웃돈다고 본다. 그렇다면 정부가 급락의 근거로 든 공급은 내년보다 2028년 뒤에 들어설 집을 가리킨다고 볼 수 있다.

셋째는 대통령이 직접 보라고 한 연체와 경매다. 이 가운데 경매 숫자는 대통령의 말과 같은 쪽으로 움직였다. 감정가와 비교한 낙찰 가격의 비율인 낙찰가율은 서울 아파트에서 7월 101.0%였고, 9월에는 94.7%로 내렸다. 집계한 지지옥션은 감정가가 높은 대형 아파트가 낮은 값에 낙찰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연체는 뚜렷하지 않다. 금융감독원 발표에 따르면 7월 말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0.42%로, 한 달 전보다 조금 높다. 경북매일에 따르면 이 연체율은 1년 전보다는 조금 낮다.

급락은 서울 밖에서는 이미 일어난 일이기도 하다. 실거래가격지수로 대구 아파트값은 2021년 고점에서 28% 내렸다. 2026년 7월 잠정치도 고점보다 27.6% 낮다. 지방 전체는 고점보다 12.9%, 수도권 전체는 5.5% 낮고, 고점을 넘은 곳은 8.4% 높은 서울이다. 그러니 대통령과 이 사장이 말한 급락이 서울의 일인지 전국의 일인지에 따라 살펴볼 숫자가 달라진다.

서울의 값도 재는 법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실거래가격지수는 2021년 고점을 넘었다. 그러나 그 사이 오른 물가만큼을 덜어 내면 2026년 7월 값이 2021년 10월보다 6.5% 낮다. 실거래가격지수를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눠 NEXT가 계산한 값이다. 서울 안에서도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는 10월 첫째 주에 내렸다. 87주 연속 상승은 서울 전체 평균의 기록이다.

정부가 하락을 경고한 뒤 실제로 값이 내린 전례도 있다. 2021년 7월 28일 홍남기 당시 부총리는 대국민 담화에서 값이 오를 때 뒤따라 사는 추격 매수를 말렸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석 달 뒤인 10월이 고점이었다. 홍 부총리는 담화에서 과거 두 차례 위기 뒤 서울 아파트값이 "-9~-18%" 조정됐다는 숫자를 댔다. 금리 인상 가능성과 가계부채 관리 강화도 근거로 들었다. 이번에는 대통령의 글에도 이 사장의 답변에도 폭과 때가 없다.

정치권의 말은 갈린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은 8월 31일 대통령이 폭락을 예견한 것부터 황당하다고 썼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통령의 글보다 앞선 5월에 조승래 사무총장이 당의 입장을 밝혔다. 집값은 폭등도 폭락도 곤란하고 안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지시한 주택 매입 체계는 아직 윤곽이 없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제도 설계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했다.

지금 나와 있는 숫자로 말할 수 있는 것은 금리와 공급, 경매에 정부 말에 맞는 숫자와 맞지 않는 숫자가 함께 있다는 데까지다. 급락의 폭과 때는 이 숫자들로 말할 수 없다. 그래서 NEXT는 정부 책임자가 급락을 말하려면 세 가지를 함께 내놓아야 한다고 본다. 급락을 어느 지역에서 얼마로 보는지, 어떤 지표가 어디까지 가면 급락으로 판단하는지, 대통령이 지시한 매입 체계를 어떤 기준으로 가동하는지다. 이 사장은 급락 가능성을 생애 첫 구입자의 대출을 줄이자는 근거로 들었다. 대출 한도를 정하는 근거라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남은 국정감사에서 숫자로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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