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덕도에서 내려다본 바다와 섬. 2025년 10월 촬영된 자료사진이다.
사진: Jaewon911 · File:Gadeokdo.jpg · CC0 1.0

가덕도신공항 부지에 가설도로와 울타리를 먼저 세우는 우선시공분 공사가 11월에 시작되지 못하게 됐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정부와 건설사는 11월 중 이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공사비 증액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서다. 공사비는 나라 예산에서 나간다. SBS Biz에 따르면 2027년 예산안에 이 사업비 4311억 원이 잡혀 있다.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특별법을 고쳐 공사비를 올리기로 했다. 그런데 공사비를 올리려면 꼭 법을 고쳐야 할까?

이 공사의 일정과 공사비는 이미 여러 번 바뀌었다. 2023년 12월 기본계획은 2029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했다. 그 뒤 입찰이 성립하지 않는 유찰이 네 차례 이어졌다. 경쟁 없이 한 곳과 맺는 수의계약도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진행하다 2025년 6월 멈췄다.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정부는 2025년 11월 부지 공사비를 10조7000억 원으로 올렸다. 개항 목표는 2035년으로 미뤘다.

다시 낸 입찰도 같은 길을 밟았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의 두 차례 입찰에 대우건설 컨소시엄만 응찰해 유찰됐다. 공단은 2월 수의계약으로 바꿨다. 계약 절차는 조달청이 맡았고, 대우건설은 3월 4일 조달청에 참여 뜻을 회신했다. 본계약은 아직 맺지 않았다.

업체는 계약 전에 오른 물가를 공사비에 넣어 달라고 한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올해 2월 미국과 이란 사이에 중동 전쟁이 일어났다. 컨소시엄은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기존 공사비로는 손실을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KNN에 따르면 요구한 증액은 약 6200억 원으로, 전체 공사비의 약 5.8%다.

지금 제도로는 이 몫을 반영하기 어렵다. 국가계약법은 계약을 "체결한 다음" 물가가 변하면 금액을 조정하게 한다. 시행령은 계약일부터 90일이 지나고 물가가 3% 넘게 변한 때로 그 조건을 정한다. 또 유찰 뒤 수의계약을 맺을 때는 처음 입찰 가격을 바꾸지 못한다. 처음 경쟁입찰과의 형평을 지키려는 원칙이다.

당정의 해법은 물가 조정의 기준일을 앞당기는 것이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국토부와 민주당은 10월 28일 이렇게 합의했다. 기준일을 계약 체결일에서 전쟁 같은 불가항력적 사유가 발생한 날로 바꾼다. 대한경제에 따르면 컨소시엄도 이 방식에 동의했다. 다만 조선일보에 따르면 19개 회원사 가운데 일부는 법 통과가 불확실하다며 문서 확약을 요구한다. KNN에 따르면 지분 5%의 BS한양은 공사비 부담을 이유로 탈퇴를 요청했다.

그러나 지금 시행령에도, 정부가 총사업비를 먼저 조정하면 처음 입찰 가격을 바꿀 수 있는 조항이 있다. 2025년 4월 22일 시행된 시행령 개정이다. 대상은 설계와 시공을 한 업체에 맡기는 일괄입찰 공사가 유찰돼 수의계약을 맺는 경우다. 이때 정부가 물가변동을 이유로, 공사비를 포함해 사업 전체에 드는 돈인 총사업비를 조정해야 한다. 법제처가 공개한 개정 이유는 유찰 뒤 계약까지의 "물가변동분을 반영할 수 없게" 되는 문제를 들었다.

가덕도 부지 공사는 일괄입찰과 유찰 뒤 수의계약이라는 조건에는 맞는다.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정부는 부지 공사를 일괄입찰로 다시 내놓았다. 남은 것은 총사업비 조정이다. 국가재정법에 따라 총사업비를 바꾸려면 기획예산처와 협의해야 한다. 그 기준은 기획예산처 장관이 만드는 총사업비 관리지침에 있다.

국민의힘은 법 대신 정부가 시행령이나 지침을 고치라고 요구한다. 뉴스1에 따르면 부산 지역 국민의힘 의원 11명은 2일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정부가 지금이라도 국가계약법 시행령 또는 총사업비 관리지침을 개정하면 공사비 증액 문제를 조속히 매듭지을 수 있다."

국토부는 그 길이 더 느리다고 설명한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국토부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을 위한 시행령, 관리지침 변경은 감사원 검토 등을 거쳐야 하는데 30일 이상은 걸리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대한경제에 따르면 정부는 지침 개정을 검토하다 "다른 국책사업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특별법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기국회는 12월 9일 끝난다. 6일 오전에 국회의 의안 목록을 법안명 '가덕도'로 찾아보니 당정이 합의한 개정안은 없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국토부 관계자는 "11월은 어렵지만 올해 내 착공을 목표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답할 물음이 남는다. 국회 의결을 거치는 특별법은 시행령보다 얼마나 빠른가? 법에 조정 근거가 생기면 증액 규모는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정하는가?

국토부는 시행령과 지침을 바꾸는 데 30일 넘게 걸린다며 특별법을 골랐다. 그 특별법 개정안은 6일 오전까지 국회에 들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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