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hyolee2 · Korea exchange.JPG · CC BY-SA 3.0
코스피가 폭락하면서 빚을 내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들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주가가 떨어지자 증권사가 투자자의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매매'도 급증했다.
그런데 금융당국은 강제 매도가 실제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전체 규모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15일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날 코스피는 7.57% 떨어진 5,554.22로 마감했다. 지난 7월 28일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회의에서 "과도한 부채와 신용에 의존한 투자는 위험하다"며 투자자들에게 위험 관리를 당부했다. 증권사에도 무분별한 신용대출을 자제하라고 주문했다.
문제는 이미 빚을 내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다.
14일 기준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빌려 주식에 투자한 돈은 33조 7,057억 원에 달한다. 지난 7월 증시 폭락으로 한때 크게 줄었던 빚투 규모가 두 달 만에 다시 불어났다.
주가가 떨어지면 빚투 투자자들은 이중으로 타격을 받는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면 일정 수준 이상의 담보를 유지해야 한다.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 증권사는 추가 담보를 요구한다. 돈을 더 넣지 못하면 주식을 강제로 팔아 빌려준 돈을 회수한다. 이것이 반대매매다.
예를 들어 자기 돈 45만 원에 빌린 돈 55만 원을 보태 100만 원어치 주식을 샀다고 가정해 보자. 담보유지비율이 140%라면 주식 가치가 77만 원으로 떨어졌을 때 추가 담보를 요구받을 수 있다. 주가가 23% 하락하면 위험선에 도달하는 셈이다.
코스피는 이달 2일부터 15일까지 20.7% 떨어졌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24%, SK하이닉스는 31% 하락했다. 이들 종목을 빚내서 산 투자자 가운데 일부는 이미 반대매매 위험선에 들어섰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위험 수준은 매수 시점과 대출 조건에 따라 다르다.
강제 매도도 빠르게 늘고 있다.
주식을 사고 결제일까지 대금을 내지 못한 투자자의 주식을 강제로 파는 '미수 반대매매'는 지난 8일 64억 원에서 14일 893억 원으로 14배 가까이 급증했다. 미수금도 1조 3,575억 원까지 불어났다.
더 큰 문제는 이 숫자가 강제 매도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가 공개하는 반대매매 통계에는 결제대금을 내지 못해 강제로 팔린 주식만 포함된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샀다가 담보가 부족해 강제로 처분된 물량은 빠져 있다.
따라서 현재 공개된 통계만으로는 실제 강제 매도 규모를 알 수 없다. 반대매매가 주가 하락을 얼마나 부추겼는지도 판단하기 어렵다.
주가가 떨어지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고, 이 매도 물량이 다시 주가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위험이 얼마나 큰지 판단할 핵심 통계가 공개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뒤늦게 신용융자 관리 강화에 나섰다. 증권사들은 이달부터 신용공여 잔고를 자기자본의 90% 이내로 관리하고, 19일부터는 특정 종목에 대출이 지나치게 몰리지 않도록 제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조치는 앞으로 빚투가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미 주가 폭락으로 담보 부족에 몰린 투자자들에게는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20년 코로나19 증시 폭락 당시 금융당국은 증권사의 담보유지비율 의무를 한시적으로 면제해 반대매매를 억제했다. 다만 강제 매도를 늦췄다가 주가가 더 떨어지면 투자자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반론도 있었다.
이번에는 금융당국이 그런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확한 실태 파악이다. 금융당국은 신용융자 계좌에서 발생한 강제 매도 규모를 매일 공개해야 한다. 증권사별 담보유지비율과 추가 담보 납입 기한도 투자자들이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빚투의 위험을 경고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얼마나 많은 투자자가 강제 매도 위기에 놓였는지, 그 매도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부터 밝혀야 한다.
출처 10건 펼치기
정부·국회·국제기구·법령 4건
- 금융위원회, 「유관기관 증시상황 긴급 점검회의」 개최(보도참고), 2026.10.15.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주식시장(일): 코스피 지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유가증권·코스닥 거래대금, 2026.10.16 조회.
- 금융투자업규정(금융위원회 고시 제2026-38호), 신용공여의 담보비율과 임의상환 조항, 2026.9.15 시행.
- 금융위원회, 공매도 금지 및 자기주식 취득한도 확대를 6개월간 시행합니다(보도참고), 2020.3.13.
언론 보도와 그 밖의 자료 6건
- 연합뉴스, '검은 목요일'에 패닉…코스피·코스닥, 7%대 급락 마감(종합), 2026.10.15.
-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FreeSIS), 증시자금추이(위탁매매 미수금·반대매매·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와 신용공여 잔고 추이, 2019.1.2~2026.10.14 일별, 2026.10.16 조회.
- 뉴시스, 금융위 반대매매 유예 정책 '더 큰 손실 조장' 논란, 2020.3.14.
- 한국일보, 증시 추락에 '34조 빚투' 경고등… 반대매매, 2개월여 만에 최고, 2026.10.15.
- 세계일보, 4258억은 예고편?…코스피 9% 폭락 뒤 '2차 반대매매' 덮치나(숫자 뒤의 진실), 2026.7.15.
- 아시아경제 CORE, 증권업계, 신용융자 관리 강화…신용공여 90% 이내로, 2026.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