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아파트 단지. 2022년 11월 촬영된 자료사진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아파트 단지. 2022년 11월 촬영된 자료사진이다.
사진: kallerna · Daechi Dongbo Centreville Apartment Complex 1.jpg · CC BY-SA 4.0

서울 강남구가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조합에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을 통지했다. 조합원 한 사람이 평균 4억6334만 원을 내게 된다는 계산이다. 이 돈은 새 아파트 공사비로 내는 분담금과 따로 낸다. 다만 이 금액은 9년 뒤 준공을 가정한 값이다. 4억 원대 예정액은 어떤 가정에서 나왔고, 이 제도로 실제 걷힌 돈은 얼마일까?

이 부담금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에 따른 것이다. 재건축으로 오른 집값에서 동네 집값만큼 오른 몫과 공사비 등을 빼고, 남은 이익의 일부를 나라가 거두는 제도다.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강남구가 보낸 통지서의 총 예정액은 2조44억 원이다. 조합원 4326명으로 나눈 값이 1인당 4억6334만 원이다.

은마 한 단지의 예정액은 서울 46개 단지의 예상 부담금을 합친 것과 비슷하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은 9월 서울시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8월 기준으로 부과가 예상되는 서울 46개 단지의 부담금 총액은 2조1690억 원이다(뉴스스페이스). 조합원 약 1만7816명으로 나누면 1인당 1억2000만 원대로, 은마 평균은 그 3.8배쯤이다.

다만 두 숫자는 같은 시점의 집값으로 계산한 것이 아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46곳 총액은 이 단지들이 수년 전 시세를 기준으로 받은 예정액을 단순히 더한 값이다. 은마는 사업이 늦어 이 명단에 없었고, 올해 7월에야 구청의 사업계획 인가를 받았다.

은마 예정액은 9년 뒤의 날짜와 집값을 가정해 계산했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계산에 넣은 준공 시점은 2035년 10월 15일이다. 또 조선일보에 따르면 강남구는 그때 조합원 주택의 값을 가구당 약 81억 원으로 잡았다. 이렇게 계산한 1인당 평균 초과이익은 11억669만 원이다.

이 이익을 법의 부과율에 넣으면 통지된 금액과 거의 같은 값이 나온다.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은 1인당 이익 8000만 원까지는 거두지 않는다. 그 위로 2억8000만 원까지는 구간마다 10~40%를 매기고, 이를 더하면 5000만 원이다. 그리고 2억8000만 원을 넘는 몫에는 절반을 매긴다. 11억669만 원으로 계산하면 약 4억6334만 원이다.

이번 예정액 통지는 최종 납부 고지가 아니다. 법에 따르면 실제 부담금은 준공 뒤에 다시 계산해 매긴다. 그때까지 예정액은 해마다 새로 알린다. 다른 집 없이 재건축 대상 주택 한 채만 6년 넘게 가진 조합원은 보유 기간에 따라 최대 70%까지 덜 낸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 경감을 "해당 조합원이 추후 직접 소명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파이낸셜뉴스). 4억6334만 원은 평균 이익에 부과율만 적용한 금액과 같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물가 등에도 영향을 받고 기한이 많이 남아 있어 변동 사항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서울경제).

먼저 최종 단계에 온 단지에서는 금액이 예정액보다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본다. 서초구 반포현대가 2018년 받은 1인당 예정액은 1억3569만 원이었다(시사저널).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초구는 2021년 준공한 이 단지에 9일 최종 금액을 미리 알린다. 이의신청은 그 뒤 50일 동안 받는다. 업계가 보는 이 금액은 가구당 평균 2억2000만 원대다.

이 제도로 실제 걷힌 돈은 아직 적다. 재초환은 2006년 도입됐다가 적용이 유예됐고, 2018년 다시 시행됐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다시 시행된 뒤 부담금이 부과된 단지는 아직 없다. 경실련은 올해 5월 서울 25개 자치구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 결과 부담금을 매기고 걷은 서울 단지는 용산구 한남파라곤 한 곳이었다. 2012년 옛 한남연립을 재건축한 단지로, 매긴 17억3000만 원 가운데 16억3000만 원이 걷혔다.

재시행 뒤 첫 부과가 될 반포현대는 부과 시한부터 정부와 구청의 해석이 다르다. 서초구는 이 단지에 올해 12월 30일까지 부과해야 한다고 본다. 반면 국토교통부는 2024년 개정법의 특례를 들어 2029년까지 부과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연합뉴스). 국토부는 연내 법률 검토를 마치기로 했다(SBS Biz).

부과를 맡은 구청에서는 제도를 없애자는 요구가 나왔다. 서초구는 4일 국토부에 폐지 건의문을 냈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재초환이라는 과도한 부담이 재건축 사업을 지연시키고 주택 공급을 가로막고 있는 만큼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정비업계에서는 이중과세 논란도 나온다. 팔기 전의 이익에 부담금을 매기고, 팔 때 양도소득세도 걷는다는 것이다. 반면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2월 폐지 가능성을 두고 "국토부 차원에서 논의된 바가 전혀 없다"고 했다(조세금융신문).

은마 예정액에서 남는 물음은 집값 가정이다. 강남구는 2035년 가구당 81억 원을 잡으면서 강남 집값이 해마다 얼마씩 오른다고 봤는가? 그만큼 오르지 않으면 예정액은 얼마로 줄어드는가? 반포현대 부과 시한을 두고 국토부의 해석은 연내에 나온다.

은마의 2조 원은 9년 뒤 집값을 가정한 금액이다. 재시행 뒤 부담금을 실제로 매긴 단지는 아직 없고, 반포현대가 첫 단지가 될지는 국토부의 연내 해석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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