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NEXT · 가상자산 과세 시행일 변경 연표(모션카드) · NEXT 자체 제작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네 번째로 미뤄질 수 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이 문제를 11월 국회 조세소위에서 논의하겠다고 했다. 2~3년 추가 유예를 담은 여야 의원 법안도 함께 다룬다. 국내 거래소의 거래 가능 계정은 6월 말 1117만5000개다. 이 계정의 소득에 세금이 붙는 날이 다시 바뀔 수 있다. 청와대의 공식 입장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이다. 유예 때마다 내건 준비는 지금 어디까지 왔을까.
현행 소득세법은 가상자산을 팔거나 빌려줘 번 돈을 기타소득으로 본다. 한 해 소득에서 250만 원을 뺀 금액에 20%를 매긴다. 지방소득세를 더하면 22%다. 가령 필요경비를 뺀 한 해 소득이 1250만 원이면 1000만 원에 22%를 적용해 220만 원을 낸다.
이 조항은 2020년 12월 2일 국회를 통과했고, 처음 시행일은 2022년 1월 1일이었다. 그러나 국회는 2021년 12월 2일 이를 1년 미뤘다. 정부안에는 없던 유예가 기획재정위원회 대안에 들어갔다. 2022년 12월 23일과 2024년 12월 10일에는 정부가 낸 법안으로 2년씩 더 미뤘다.
인프라 미비는 유예의 명분으로 되풀이됐다. 경향신문은 세 차례 유예의 이유를 인프라와 투자자 보호장치 미비로 정리했다. 정부 법안의 설명은 조금씩 다르다. 2022년 법안은 국내외 금융시장 여건과 소액투자자 보호를 들었다. 2024년 법안은 주식 차익 등에 매기려던 금융투자소득세의 폐지와 이 유예를 함께 담았다.
이번에는 미국의 일정이 새 이유로 나왔다. 한겨레 사설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청년층의 자산 사다리 측면도 있고, 2029년에 미국이 '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참여한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CARF는 나라끼리 가상자산 거래정보를 자동으로 주고받는 체계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한국 등 46개국·지역은 2027년부터 교환하지만, 미국은 2029년에 시작한다.
국회에는 유예 법안이 여럿 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안은 시행일을 2029년으로, 정성국·김재섭 의원안은 2030년으로 미룬다. 김재섭 의원안은 거래소가 이용자에게 소득 계산 자료를 주도록 하는 조항도 담았다. 같은 당 송언석 의원안은 과세 조항을 없앤다.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안은 날짜를 적지 않는다. 한국이 거래정보를 처음 교환한 해의 다음다음 해 1월 1일을 시행일로 삼는다.
유예를 주장하는 쪽은 국내 거래소 바깥의 거래를 든다. 김상훈 의원은 "조세 형평성과 과세 인프라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채 시행부터 서두르면 선의의 투자자들이 불필요한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했다. 그의 법안은 탈중앙화거래소와 개인 간 거래를 추적할 인프라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적었다. 금융정보분석원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거래소가 미리 등록한 해외 사업자나 개인 지갑 등으로 보낸 금액은 51조7000억 원이다. 물론 이 돈의 행방을 모두 모른다는 뜻은 아니다.
그사이 필요경비 계산과 국제 정보교환 규정은 정비됐다. 2024년 개정으로 취득가액 특례가 생겼다. 2027년 이후 산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을 대통령령의 사유로 확인하기 어려우면 쓴다. 필요경비는 같은 종류 전체 양도가액의 50% 이하에서 정한다. 재정경제부의 CARF 이행 고시도 올해 1월부터 시행 중이다. 이 고시에 따라 국내 사업자는 기존 이용자의 본인확인서를 올해 말까지 받는다.
유예에 반대하는 쪽은 미국 일정이 미룰 이유가 못 된다고 본다. 한겨레 사설은 과세가 시행되면 미국 거래소 이용자도 자진신고 의무를 진다고 했다. 불성실 신고가 의심되면 한미 조세조약으로 거래내역을 받을 수 있다고도 했다. 길용원 광운대 연구교수는 "제도를 시행한 뒤에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 유예의 근거는 다소 약하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구윤철 당시 부총리도 7월 국회에서 "일단 내년에 시행해보면서 보완하겠다"고 했다.
형평을 두고도 말이 갈린다. 김상훈 의원안은 상장주식 소액주주의 양도차익에는 세금이 없는데 가상자산에만 먼저 매기는 것을 문제로 든다. 반면 조선일보 사설은 주식은 손실이 나도 증권거래세를 내는데 가상자산은 거래세도 없다고 했다. 비거주·고가 1주택자의 세 부담은 늘리겠다는 정부가 가상자산에는 관대하다고도 비판했다. 한겨레 사설은 2030세대의 83%가 보유액 100만 원 미만이라며 청년층을 위한 유예라는 명분을 반박했다.
재경부 관계자 말대로 유예하려면 법을 고쳐야 한다. 고치지 않으면 2027년 1월 1일 과세가 시작된다. 정부와 국회가 답할 물음은 둘이다. 새 시행일까지 무엇이 갖춰져야 과세하는가. 미국의 정보교환 시작이 2029년보다 늦어지면 시행일은 어떻게 되는가.
날짜만 옮기는 네 번째 유예라면, 새 시행일도 지금의 시행일처럼 다시 고칠 수 있는 날짜로 남는다.
출처 15건 펼치기
정부·국회·국제기구·법령 8건
- 국가법령정보센터, 소득세법(2027.1.1 시행분) 제21조제1항제27호, 제37조제5항·제6항, 제64조의3제2항, 제84조제3호, 제164조의4, 법률 제17757호 부칙 제5조, 법률 제20615호 부칙, 2026.10.27 확인.
- 국민참여입법센터 국회입법현황,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 의안 제2105944호(2020.12.2 본회의 가결, 법률 제17757호), 2026.10.27 확인.
- 같은 곳, 정부 제출 의안 제2112407호(2021년 정부안, 대안반영폐기)와 기획재정위원장 대안 의안 제2113614호(2021.12.2 가결, 2023년으로 1년 유예), 2026.10.27 확인.
- 같은 곳, 정부 제출 의안 제2117169호(2022.12.23 수정가결, 2년 유예와 제안이유), 2026.10.27 확인.
- 같은 곳, 정부 제출 의안 제2203518호(2024.12.10 원안가결,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2027년으로 2년 유예), 2026.10.27 확인.
- 같은 곳, 유예·폐지 법안: 송언석 의원 등 제2217609호(2026.3.19, 폐지), 정성국 의원 등 제2220515호(2026.8.10, 2030년), 김상훈 의원 등 제2220914호(2026.8.28, 2029년), 김재섭 의원 등 제2221570호(2026.9.23, 2030년), 박민규 의원 등 제2221923호(2026.10.16, 최초 정보교환 연도의 다음다음 연도), 2026.10.27 확인.
- 국가법령정보센터, 정보교환협정에 따른 암호화자산정보자동교환 이행규정(재정경제부 고시, 최초 시행 2026.1.1, 현행 개정본 시행 2026.1.2) 제42조제2항제1호·제43조제2항제1호(기존 이용자 본인확인서 수취 기한), 2026.10.27 확인.
- 금융위원회, 보도자료 「'26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거래 가능 계정, 화이트리스트 출고액), 2026.10.1.
언론 보도와 그 밖의 자료 7건
- 조선일보, 재정경제부 관계자 "조세소위서 2~3년 추가 유예 법안과 함께 논의"(백브리핑), 2026.10.27.
- 경향신문, 가상자산 과세 유예 가닥과 청와대 공식 입장, 세 차례 유예 이유, CARF 46개국·지역과 미국 2029년, 구윤철·길용원 발언, 2026.10.26.
- 한겨레, 사설 「가상자산 과세 결국 또 유예, 조세원칙 허무는 정부」(청와대 관계자 발언, 미국 거래소 이용자 자진신고, 2030세대 보유액), 2026.10.26.
- 중앙일보, 사설 「가상자산 과세 네 번째 유예…정책 신뢰도 훼손은 어쩔 건가」(유예 경위, 국민의힘 일부 의원 유예·폐지 법안), 2026.10.27.
- 조선일보, 사설 「집은 징벌 과세, 코인은 유예, 조세 정의도 선택적」, 2026.10.27.
- 이투데이, 김상훈 의원 2029년 유예 법안 발의와 발언, 2026.8.28.
- 이투데이, 박민규 의원 유예 법안과 임광현 국세청장 국정감사 답변, 2026.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