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U.S. Army, Sinthia Rosario · ROK-US Alliance Demonstrates Precision Firing Capability 02.jpg · Public domain
2026년 10월 8일 오후, 이재명 대통령이 극초음속 활공비행체의 첫 시험발사를 지켜봤다. 한국 기술로 개발 중인 무기다. 청와대는 활공체가 목표 고도에서 분리된 뒤 "수직, 수평으로 자유롭게 궤도를 변경하는 불규칙 활공 비행"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목표점에도 정확히 떨어졌다고 했다[1].
닷새 전인 10월 3일 새벽에는 북한이 동해로 미사일을 쐈다. 북한은 이튿날 이를 '중거리전략미싸일발사훈련'으로 보도했다. '극초음속전략무기체계'를 다루는 병사들의 훈련이라고 했다[2]. 9월 20일에도 북한은 원산에서 두 발을 쐈다[3]. 3주 사이에 북한이 두 차례 세 발, 한국이 한 발을 쐈다.
남과 북이 쌓은 경험은 다르다. 북한은 2021년부터 쏴 왔다. 한국은 활공체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다섯 해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을 처음 쏜 것은 2021년 9월 28일이다. 이름은 화성-8형이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튿날 "개발 초기 단계로 실전배치까지는 상당기간 소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4].
그 뒤 북한은 종류를 늘렸다. 2022년 1월에는 두 차례 더 쐈다[5][6]. 2024년 4월에는 고체연료 미사일 화성포-16나를 시험했다[7]. 2025년 10월에는 단거리 미사일 화성-11마를 열병식에 내놨다[8].
북한 보도문을 세어 보면 직접 '극초음속'이라고 부른 발사는 2026년 10월 3일까지 아홉 차례다. 9월 20일 발사까지 넣으면 열 차례다. 9월 20일 보도문에는 그 말이 없었다[9]. 공개된 사진 속 화면에 '화성포-11마-1형'이라는 글자가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을 단거리 극초음속 미사일로 본다[10].
◇엇갈린 숫자
북한의 발표와 한국군의 평가는 여러 차례 달랐다.
2022년 1월 5일 발사 때 북한은 700km 표적을 맞혔다고 했다. 국방부는 비행 거리가 700km에 못 미쳤고 성능이 과장됐다고 평가했다[5]. 2024년 4월 북한은 1000km를 주장했다. 합참은 한미일 분석 결과 600km라고 밝혔다[7]. 2025년 1월에는 북한이 1500km를 날았다고 했다. 합참은 1100여km였고 두 번째 정점은 없었다고 했다[11].
올해도 달랐다. 9월 20일 합참은 두 발이 각각 약 450km, 600km 이상 날았다고 발표했다[3]. 북한이 공개한 사진 속 화면에는 908.2km라는 숫자가 찍혀 있었다[10]. 장도영 합참 공보실장은 9월 22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북한의 선전 방식을 두고 기자들도 "100% 신뢰를 할 수는 없다"고 알 것이라고 말했다[12].
10월 3일에는 합참이 700km 이상, 일본 방위성이 약 680km로 봤다[13]. 북한은 1000km 떨어진 목표점을 맞혔다고 보도했다[2].
북한은 이 차이를 자기 쪽 증거로 삼았다. 김여정 노동당 부장은 10월 3일 발표문을 냈다. "매번 파도식비행궤도방식을 적용했을 때 적들은 1차도약점이후부터는 목표를 소실하였다." 한국과 일본의 레이더가 미사일을 중간에 놓쳤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 타격을 피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도 했다[14].
국방부는 이튿날 반박했다. 북한이 최근 쏜 미사일은 "한미가 보유한 방어자산으로 충분히 탐지·요격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 발사 직후부터 미사일을 탐지하고 추적했다고도 밝혔다[15].
북한은 9월 20일 발사 때 궤적과 수치가 찍힌 화면 사진을 공개했다[10]. 10월 3일 발사는 목표점 좌표와 거리만 밝혔다[2]. 합참은 두 번 모두 비행 거리만 발표했다[3][13].
낮게 나는 미사일은 지구 곡률 때문에 지상 레이더에 잡히는 구간이 짧다[16]. 김여정은 한국 쪽이 이 점을 변명으로 삼아 왔다고 주장했다[14]. 합참이 북한의 주장을 부정한 전례도 있다. 합참은 2025년 1월 북한이 주장한 두 번째 정점이 없었다고 밝혔다[11].
◇어디까지 왔나
국방정보본부는 8월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실에 답변서를 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답변서는 화성-11 계열을 비롯한 단거리급 탄도미사일 대부분이 개발 완료 단계라고 평가했다[17]. 중거리급 화성-16 계열 극초음속 미사일은 달랐다. "일부 기술적 진전을 보이고 있으나 극초음속 환경에서의 안정적인 활공비행 기술은 아직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18].
전문가의 평가는 갈린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10월 6일 서울경제에 완성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활강체가 (북한이 주장한 1000㎞) 비행이 가능한 수준까지는 된 것 같다"고 했다. 전력에 넣어 시험하고 고치면 3년쯤 안에 실전 수준까지 올릴 수 있다고도 봤다[19].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더 강하게 평가했다. 북한이 '훈련'이라는 말을 쓴 것을 보면 "적어도 실전배치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19].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괌의 방어망을 뚫기 위한 중거리급으로 평가했다[20].
요격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답이 많다. 신종우 사무총장은 9월 "요격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보다 훨씬 까다롭다"고 말했다[21].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2025년 한국의 미사일 방어가 "실제로는 종말단계 지역방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22].
◇한국의 공격 무기
10월 8일 시험은 정부가 공개한 한국의 첫 극초음속 활공체 시험발사다. 청와대는 세 가지를 처음 검증하는 시험이었다고 설명했다. 초고온 내열 소재, 유도·제어 능력, 낮은 고도의 불규칙 비행 능력이다. 속도와 사거리, 발사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1]. 연합뉴스는 충남 태안의 시험장에서 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23].
대통령은 "첨단 무기를 개발하고 실전 배치해 국민들이 아무런 걱정하지 않도록 정부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배치 시기는 발표에 없었다[1].
한국에는 스크램제트 갈래도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2024년 스크램제트 시험체 하이코어를 쐈다. 연구소는 최고 속도 마하 6, 최고 고도 23km를 기록했다고 밝혔다[24].
대통령은 10월 8일 참관 뒤 탄도미사일 현무-5도 둘러봤다[1]. 탄두 무게가 8t에 이른다고 알려진 미사일이다[25].
◇한국의 요격 무기
막는 쪽은 더 오래 걸린다.
장거리 요격미사일 L-SAM은 2024년 11월 개발을 마쳤다[26]. 2027년 예산안에는 L-SAM을 앞당겨 배치하는 계획이 들어 있다[27].
그다음 세대가 L-SAM-Ⅱ다. 고고도 요격미사일과 활공단계 요격미사일 두 갈래다[28]. 방위사업청은 2025년 1월 고고도 요격미사일 개발에 착수했다. 2028년까지 5677억원을 들여 개발을 끝낼 계획이다[29].
활공하는 표적을 직접 잡는 활공단계 요격미사일은 일정이 더 늦다. 중앙일보는 4월 이 사업이 사업타당성 조사에서 두 차례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첫 배치는 2035년쯤으로 잡혀 있다고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강대식 의원이 방위사업청에서 받은 자료가 근거다[28].
2027년 국방예산 정부안은 73조2777억원이다. 올해보다 8.2% 많다. 38쪽짜리 국방부 발표 자료에 '극초음속'이라는 단어는 없다[27].
◇주변국의 배치
한반도 밖에서도 장거리 미사일이 늘고 있다.
일본은 2026년 3월 31일 25식 고속활공탄을 교육 부대에 배치했다[30]. 미국은 중거리 미사일 발사체계 타이폰을 일본 가노야 기지에 일시 전개했다. 일본 방위성은 9월 이 장비를 10월 중순까지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로 옮겨 보관한다고 밝혔다. 미국 쪽에서 일본 영구 배치는 아니라는 설명을 들었다고도 했다[31]. 미 육군의 극초음속 미사일 체계 다크이글은 6월 괌에서 열린 훈련에 나왔다[32].
한국에 대해서는 보도만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은 8월 미 육군이 다영역특임단을 유럽에서 한국으로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동하는 전력의 규모와 성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국방부는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닌 기사에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33].
10월 3일 두 당의 논평은 이 무기를 따로 다루지 않았다. 뉴스1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그날 모두 북한을 규탄하는 논평을 냈다. 민주당은 정부에 단호한 대응과 상황 관리를 주문했다. 국민의힘은 대북 정책 폐기를 요구했다. 뉴스1이 전한 두 논평에 요격 능력은 나오지 않는다[34].
◇NEXT의 판단
NEXT는 한반도 안에서 '극초음속'이 새로 보태는 위협보다 섞어 쏘는 여러 발이 더 급하다고 본다.
활공체는 탄도미사일보다 늦게 보인다. CBO 계산으로 그 차이는 거리가 멀수록 커진다. 사거리 1000km에서는 탄도미사일도 조금 일찍 보일 뿐이다[16]. 한반도 안의 거리는 그보다 짧다. 미국 스팀슨센터의 북한 분석 사이트 38노스는 2025년 11월 북한의 단거리 활공체를 평가했다. 기존 단거리 미사일이 이미 대기권 안을 날며 방향을 바꾼다고 했다. 활공체는 성공하더라도 방어 회피 능력을 조금 늘릴 뿐이라고 했다[35]. 막기 쉽다는 뜻은 아니다. 신종우 사무총장은 기존 미사일보다 "훨씬 까다롭다"고 했다[21].
중거리급은 사정이 다르다. 38노스는 중거리 활공체가 방어 회피에 더 쓸모 있다고 봤다[35]. 신종우 사무총장은 10월 3일 쏜 미사일을 괌의 방어체계를 뚫기 위한 중거리급으로 평가했다[20]. 국방정보본부는 이 계열의 활공 기술이 "아직 미흡"하다고 봤다[18].
한국에 더 직접적인 위협은 섞어 쏘는 여러 발이다. 북한은 9월 12일 훈련에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방사포, 공격 무인기를 함께 동원했다고 보도했다[36].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2025년 4월 북한이 극초음속 무기와 탄도미사일을 섞어 쏘면 "첨단 미사일 방어체계로도 막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22]. 우크라이나가 8월 5일 겪은 일이 그랬다. 미사일 28발과 무인기 115대가 함께 왔다. 주된 표적은 키이우 일대였다. 미사일은 한 발도 요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37].
극초음속에서 정부가 시험으로 보여 준 것은 공격 무기다. 10월 8일 대통령이 지켜본 것이 그 시험이었다[1]. 막는 쪽의 일정은 길다. L-SAM-Ⅱ 고고도 요격미사일은 2028년 개발 완료가 목표다[29]. 활공단계 요격미사일의 첫 배치는 중앙일보 보도대로라면 2035년쯤이다[28]. 양욱 연구위원은 북한이 10월 3일 쏜 미사일을 전력에 넣어 고쳐 가면 3년쯤 안에 실전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봤다[19]. 2027년 국방예산 발표 자료에는 극초음속 방어에 얼마를 쓰는지가 따로 나오지 않는다[27].
국방부의 "충분히 탐지·요격 가능"은 북한이 최근 쏜 미사일의 성능을 두고 한 말이다[15]. 여러 종류 수십 발이 함께 올 때를 말한 것이 아니다. 그때는 요격탄이 몇 발 있느냐가 변수가 된다. 국방부 공지에 요격탄 수량은 없었다.
출처
[1] 청와대, 극초음속 활공비행체 최초 시험발사 관련 수석대변인 서면브리핑, 2026.10.8. ↩
[2] 조선중앙통신, 「동부지역에서 전략미싸일발사훈련 진행」(민플러스 전재), 2026.10.4. ↩
[3]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 9월 20일 발표 보도, 2026.9.20. ↩
[4] 매일경제, 합동참모본부 화성-8형 평가 보도, 2021.9.29. ↩
[5] 노컷뉴스, 국방부 1월 5일 발사 평가 보도, 2022.1.7. ↩
[6] 세계일보, 합동참모본부 1월 11일 발사 발표 보도, 2022.1.11. ↩
[7] YTN, 합동참모본부 화성포-16나 평가 보도, 2024.4.3. ↩
[8] 연합뉴스, 북한 당 창건 80주년 열병식 보도, 2025.10.11. ↩
[9] 조선중앙통신, 「미싸일총국 새로운 중요전투무기체계시험 진행」(민플러스 전재), 2026.9.22. ↩
[10] 연합뉴스, 북한 9월 20일 신형무기 시험 보도, 2026.9.22. ↩
[11] 자유아시아방송, 합동참모본부 1월 6일 발사 평가 보도, 2025.1.7. ↩
[12] 국방부, 정례브리핑 속기록, 2026.9.22. ↩
[13] 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일본 방위성 10월 3일 발표 보도, 2026.10.3. ↩
[14] 조선중앙통신,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장 발표(민플러스 전재), 2026.10.3. ↩
[15] 연합뉴스, 국방부 언론 공지 보도, 2026.10.4. ↩
[16] 미 의회예산처(CBO), U.S. Hypersonic Weapons and Alternatives, 2023.1.31. ↩
[17] 연합뉴스, 국방정보본부 답변서 보도, 2026.8.23. ↩
[18] 연합뉴스, 국방정보본부 답변서 보도, 2026.10.4. ↩
[19] 서울경제,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전문가 분석 보도, 2026.10.6. ↩
[20] 연합뉴스, 북한 10월 3일 발사 전문가 분석 보도, 2026.10.4. ↩
[21] 뉴스1, 북한 신형 미사일 전문가 분석 보도, 2026.9.22. ↩
[22] 자유아시아방송, 한국형 미사일방어 관련 보도, 2025.4.10. ↩
[23] 연합뉴스, 극초음속 활공비행체 시험발사 보도, 2026.10.8. ↩
[24] SBS, 국방과학연구소 하이코어 시험 보도, 2025.9.8. ↩
[25] 연합뉴스, 국방부 장관 인터뷰, 2025.10.17. ↩
[26] 세계일보, L-SAM 개발 완료 보도, 2024.11.29. ↩
[27] 국방부, 2027년 국방예산 정부안 보도자료, 2026.9.3. ↩
[28] 중앙일보, 활공단계 요격유도탄 사업 보도, 2026.4.22. ↩
[29] 방위사업청, L-SAM-Ⅱ 체계개발 착수 보도자료, 2025.1.14. ↩
[30] 일본 방위성 남관동방위국, 스탠드오프 미사일 배치 관련 자료, 2026.8. ↩
[31] 일본 방위성 오키나와방위국, 미 육군 미사일 체계 보관 관련 자료, 2026.9. ↩
[32] Stars and Stripes, 다크이글 괌 훈련 보도, 2026.7.21. ↩
[33] 연합뉴스, 미 다영역특임단 관련 보도, 2026.9.2. ↩
[34] 뉴스1, 여야 논평 보도, 2026.10.3. ↩
[35] 38 North, It Is Autumn in North Korea and the Missiles Are Changing, 2025.11.4. ↩
[36] 머니투데이, 북한 섞어쏘기 훈련 보도, 2026.9.14. ↩
[37] Kyiv Post, 8월 5일 키이우 공습 보도, 2026.8.6. ↩